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길을 가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어떻게 할까
모르는 척
아닌 척 지나쳐도
몇 걸음 못 가서 뒤돌아보게 되고
울컥, 달려 나온 그리움 때문에
눈물부터 고이겠지
아니야
돌아 설 수 없어
꾹 참고 가던 길을 가야 해
이만큼 지내 왔는데
돌아서면
꽃이 지듯 그대 모습 지워질지 모르잖아
준비 없는 마음에
갑자기 쏟아진 그리움 때문에
다시 담을 수도 없고
아프긴 해도, 오랫동안
사랑으로 머물 수 있도록
지금처럼
그리움을 담고 지내야겠어
사랑하지만
만날 수 없는 그대는
내 하루를 여는 소중한 열쇠니까.
-윤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