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이 싫어지는 때가 있다.
늘 하던 실수를 늘 하는 내 자신을 바라볼 때,
그리고 심지어 그것에 뻔뻔해지지도 못할 때,
하지만 다음번에 그 순간이 온대도
내가 결국은 그 실수를 또 하고야 말 거라는 걸 알 때,
머리에 끈을 동여매고 결심을 하거나
구호를 한 달쯤 외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거나
다시 태어나기 전에는 늘 데리고 살아야 하는
나의 결점들을 그렇게 보게 될 때,
그리고 내가 고작 거기까지의 인간이라는 걸
그래서 깨닫게 될 때...
-공지영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