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지푸라기 한올 붙잡고
절벽을 기어오르는
등반 운동이다.
양파처럼 얼얼한 우리들의 삶
벗겨지는 것은
무릎만이 아니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능금의 겉 살점 위에서
삐에로처럼 곡예를 하는
오늘이란 시간들
잃은 것은 무엇인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답답한 숨통에
강 건너에서 불어온
한줌의 바람이라도 마시게 한다면
우리들은 외롭지 않으리라
썩어 문드러질 육신
현실에서 벗어나 푸른 하늘 자유로이 떠다니는
영혼의 꽃잎을 피울 수 있다면
어느 외진 들녘이면 어떠랴
우리들의 손으로
싹이 돋아날 수 있는 온상(溫床) 하나 만드는 거야
희망 하나 만드는 거야
내일은 진정
신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