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는 이야기

이렇게 올 거잖아

리즈hk 2011. 8. 17. 06:30
그녀가 남자에게 말했다. 오늘 약속을 못 지킬 수도 있노라고. 약속한 시간에 중요한 다른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그리고 휴대폰 배터리가 없으니 전화가 안 될 수도 있다고. 혹시 약속 시간이 다 되었는데 전화가 꺼져 있고 약속 장소에 자신이 나오지 않으면 기다리지 말고 가라고.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그와 헤어졌다. 그녀의 걱정은 현실로 나타났다. 배터리가 다 된 휴대폰은 어느 순간 꺼져 버렸고, 혹시 하던 중요한 약속도 잡혀 버렸다. 그래도 그녀는 다행이라고, 그에게 이미 말해 놨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른 약속 장소로 향했다. '이 약속만 아니었다면 오늘 그 사람을 볼 수 있었을텐데'라고 생각하며······. 그녀가 일을 마친 건 그 후 3시간 피곤한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빨리 집에 가서, 빨리 씻고 개운한 마음으로 그 사람에게 전화해야지······.' 그렇게 집으로 가는 길, 원래 그와 만나기로 했던 약속 장소를 지나치게 되었다. 손을 들어 시계를 보니 그 사람과 약속한 시간은 이미 4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통화를 하지 못한 불편한 마음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약속 장소에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설마, 없겠지?' 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그 사람이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보자 이미 식어 버린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환하게 웃었다. 그녀가 그에게 책망과 안타까움으로 물었다. "뭐야? 내가 늦으면 약속 취소된 줄 알라고 했잖아. 벌써 4시간이나 지났는데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그러자 그가 지친 어깨를 털며 말했다. "올 거잖아. 이렇게 올 거잖아." 박광수/결국엔 그렇게 올까? 우리에게...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마법같은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은 사랑이 완성되는 순간이기도 하고 사랑이 더욱 견고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며 어쩌면 이제 막 오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우린 결혼식 사진 한장 없다. 하지만 우린 매일매일 사랑하고 사랑하며 마법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사랑을 한다는 건 어쩌면 정원을 가꾸는 일과 같을 지 모른다. 당신들의 정원에도 예쁜 꽃이 피길. 시원한 바람이 불길. 찬란한 햇빛이 비추길. 그리고 가끔은 마법같은 비가 내리길. 드라마 『시크릿 가든』 중에서 누구나 기대한다. 마법같은 비가 내리길,,, 나도 그대도 당신도 우리 모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