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야기

길 / 윤동주

리즈hk 2006. 4. 5. 00:21

길 잃어버렸읍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부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 ......... 숫자 `2`에 대해 난 참으로 민감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우리반에서 두번째로 키가 컸다. 그래서 얻은 번호가 2번이었다. 3번이 된 친구에게 연유를 설명하고 내가 3번이 되었다. 난 `2`를 싫어한다. 싫어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 이런 사소함을 다 잊고 지냈다. 지난 사진을 보면서 추억을 되새김질 할 수 있듯이.. 잊고 있던 시를 읽음으로서.. 나에게 새로운 기억꺼리를 제공해 준다. 잃어버린다는 건.. 참으로 큰 상실감을 가져다 준다. 그랬다. 적어도 나에겐.. 그 상실감으로 난 숫자`2`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초등2년이 그랬고.. 중등2년에 또 그랬고.. 고등2년에도.. 대학2년에도 그랬다. 내 곁에서 누군가가 떠난다는 건 정말로 견디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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