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야기

자화상

리즈hk 2006. 4. 3. 09:02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서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엷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서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 윤동주  (0) 2006.04.05
우울한 샹송^^*  (0) 2006.04.04
꽃과 호수 그리고 얼굴  (0) 2006.04.02
행복한 기다림  (0) 2006.01.11
나의 家族 / 김수영  (0) 2005.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