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욕심
모닝콜 소리에
무거운 하루를 일으켜 세우는 것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동차 물결에 뒤섞이는 것도
대책 없이
솟구치기만 하는 회색 빌딩이며
몇 년을 봐도
그대로 뻔뻔한 낯짝들이며
퇴근 무렵
느리게 돌아가는 시계바늘이며
먹고 살기 위해
하루치의 어깨를 늘어뜨리는 것도
정에 얽매여
가슴 쓰라린 것마저도
다 부질없다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이고
한적한 강변 끝에 손바닥만한 텃밭이면
꽃도 심고 채소도 심어
사는가 싶게 살아 보겠노라고
또 노래를 불러댄다.
그러다
남은 술통 마저 비우고
꽃비 죽어라고 내리는 날 거기에 묻혀
서럽도록 울다가 가기만 해도 좋겠노라고
말이사 내뱉어 봐도 안되겠는가
글...김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