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야기

어떤 욕심

리즈hk 2006. 11. 25. 11:05
어떤 욕심 모닝콜 소리에 무거운 하루를 일으켜 세우는 것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동차 물결에 뒤섞이는 것도 대책 없이 솟구치기만 하는 회색 빌딩이며 몇 년을 봐도 그대로 뻔뻔한 낯짝들이며 퇴근 무렵 느리게 돌아가는 시계바늘이며 먹고 살기 위해 하루치의 어깨를 늘어뜨리는 것도 정에 얽매여 가슴 쓰라린 것마저도 다 부질없다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이고 한적한 강변 끝에 손바닥만한 텃밭이면 꽃도 심고 채소도 심어 사는가 싶게 살아 보겠노라고 또 노래를 불러댄다. 그러다 남은 술통 마저 비우고 꽃비 죽어라고 내리는 날 거기에 묻혀 서럽도록 울다가 가기만 해도 좋겠노라고 말이사 내뱉어 봐도 안되겠는가 글...김구식 If You Go Away | Patricia Kaas ..... 모닝콜 소리도 듣지 못할만큼~ 달콤한 숙면에 빠졌던.. 그래서 이 시를 만나게 되었나봅니다. ㅎㅎ 때론 이런 여유도 좋습니다. 이 여유가 주는 편안함도 좋습니다. 어제~ 얼마 전에 올렸던 `하버시티`의 크리스마스 장식 앞을 다시 지나가며.. "이곳의 모습을 다 찍어서 내 블로그에 올렸다."고 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난 신문기사 읽을 시간도 없는데.. 팔자가 좋다."고 하더군요~ 또 "시간이 많아서 좋겠다"고 하더군요~ "시간이 많아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할 일이 없어서(팔자가 좋아서) 그러는 것도 아니다."라고 대답은 해 주었지만.. 솔직히 좀 언짢았습니다. 오늘 다시금 되새기니.. 팔자~ 좋은 것 같습니다. 시간~ 많은 것 같습니다. 별 걱정없이 아이들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이곳에서 한국으로 대학을 가면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 잘 적응하여 다니고 있고.. 둘째도 지 할 일 똑부러지게 하고 있고.. 큰일없이(작은 일은 많았다고 하더군요~) 남편이 시작한 새로운 일이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자주 아프다고 병원을 다녀야했던 나의 건강도 사소함엔 끄떡도 안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 .. 어느 신부님의 강론중에~ `나를 힘들게 하고 나를 아프게 하고 나를 고통속으로 빠지게 하는 사람이.. 당신의 스승이다.` 문득 그 사람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날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해 준 것에 대해서..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의 타인의 불행을 보면서 나의 행복을 발견하다고 하지요~ 어떻게 보면 비인간적인 말 같지만.. 한편으론 당연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팔자가 좋다`는 거 나쁜말이 아닌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참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묘했습니다. 그런데 그 덕에 이렇게.. 하하 시 사람의 감정이나 그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끼지요~ 오늘.. 이 시가 주는 긴 여운이.. 짜릿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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