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야기

기도 - 정채봉

리즈hk 2007. 11. 3. 09:57

기도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을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 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 틈에서 피어난
민들레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 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

 

 

어제 읽은 이 시가,,

나를 위안하기는 합니다만..

많이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덜 쫓기듯 살고,,

천천히 걷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자연의 변화를 살필 수 있고,, 

열심히 노래하고,,

굳은 얼굴을 펴고..

책을 읽고 느끼고 사색하고,,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를 가지고,,

가장 하찮게 여기는 것에도 맘을 주고,,

사소함에서도 배울수 있게..



이 내용대로만 살아도,,

아주 행복할 것 같습니다.

 

아닌가요~?

 


 

 

 

어제 이 시를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성당홈피에도 올리고,,

또 읽고 읽고 있습니다만

돌아서면 아득해지고., 금새 잊어버리곤 합니다.

병인지~?

아님 머리가 나쁜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런 글들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 이외수  (0) 2007.12.07
고독하다는 것은/조병화  (0) 2007.11.13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0) 2007.10.21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0) 2007.10.19
노래를 부르면 그리움과 만난다  (0) 2007.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