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이야기

아빌라의 데레사와 함께 하는 30일 묵상(25일째)[3월1일]

리즈hk 2008. 3. 1. 11:28

25

 

하루를 열며

 

우리가 수천년을 산다 해도

하느님께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완전히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의 현존 앞에서

하느님이 뜻하시면 무엇이나 할 수 있고

원하기만 하면 이룰 수 있는

천사들마저 떨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도하기 전에

당신이 누구의 현존을 향해 다가가고 있으며

누구에게 이야기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누구와 이야기하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감히 하느님과 대화하려는 이가

누구인지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떤 말로 기도드리든지

그것은 기도가 아닙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마다

이 모든 것을 생각하는 훈련을

오랫동안 해왔으므로

항상 이렇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드리는 기도말이 적절한지 상관하지 않고

마음에서 우러나와 자주 반복하는 말을

단순히 하느님과 대화한다 해서

기도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묵상을 하기 위해 책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14년이 지났지만 독서 없이 묵상하지 못했습니다.)

주의를 집중하기 위해

염경기도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제가 아는 한 수녀님은 묵상기도를 할 줄 몰라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바치면서

이따금씩 쉬기만 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 모두를

똑같은 길로 이끌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보기에 가장 축복받지 못한 사람이

하느님 보시기에는

가장 축복받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온 종 일

 

제가 어떤 현존 앞에서 누구에게 기도하는지

잊지 않게 해주십시오.

Let me not forget to whom

and in whose presence I am praying.

 

 

하루를 마치며

 

주님, 그 어느 것도

이 밤의 고요를 깨뜨리지 못하며

그 어떤 것도 당신 앞으로 가고자 하는

저의 열망을 방해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제가 저의 약함으로 인해 침묵하며

당신의 현존에 압도당하지 않게 해주시고,

또한 제가 작아져서 말문이 막힐 때

익숙한 구절을 중얼거리듯

말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다만 제가 당신께 드려야 하는 것과 함께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받아주십시오.

하늘에 계신 아버지, 당신께서는

모든 사람을 똑같은 방법으로

이끌지 않으십니다.

여기 당신의 현존 앞에서

당신과 대화하고 싶어하는 저의 열망을 보시고

당신께서 저를 사랑해 주시는 것만큼

가치로운 기도를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하느님, 제가 당신을 소유한다면

저는 아쉬울 게 없습니다.

당신 홀로 모든 것을 채워주십니다.

 

 

...

 

 

소공동체 모임이나 성서모임,, 그리고 기타 등등의 자리에서,,

자유기도를 잘하는 사람을 만나면 주눅이 듭니다.

 

`어떻게 저리 말을 잘할까~?`

`어찌 저리 상황에 적절한 말들이 술술 입에서 나올까~?`
부러워합니다.

나 역시 그런 부담없이 자유로이 기도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하지만

요원한 일 같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가장 축복받지 못한 사람이

하느님 보시기에는

가장 축복받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이 오늘 나에게 힘을 실어주십니다.

 

 

그저 뜻없이 중얼거리듯 말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