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이야기

1Q84(1) / 무라카미 하루키

리즈hk 2009. 11. 6. 18:50

책에 줄긋기 하는 것은 나의 버릇이다.

메모를 적는 일도 내가 자주 하는 행동이다.

그런데 가끔 책을 빌려 달라고 하면 곤란한 마음이 들곤 했다.

어디에다 무엇을 끄적거려 두었는지..

어떤 글귀로 내 감정을 실어두었는지 모를때가 많기 때문이다.

해서 이 공간을 빌어서 끄적거려 본다.

일거양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부터 읽기 시작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1)..

진도가 쑥~쑥 나가는 것이 아니고,,

50페이지 고지를 한번에 넘질 못하니.. 늘 주춤거리고 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주절거리니 속은 풀어진다.

메모지에 옮겨적고,, 여기다 또 옮겨 적는 일이 귀찮기는 하지만 말이다.

 

 

...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고나면

일상 풍경이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세요.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P23)

 

 (내가 선택한 현실은 하나뿐인거 맞다. 내가 선택을 하고도 늘 전전긍긍하기에 문제다.

현실을 직시하는 방법밖에 달리 방도가 없는데, 그것이 말처럼 쉬우냐 말이다.

지금도 끙~거리고 있는데......)

 

 

 

하나의 사물은

하나의 시간에

하나의 장소에만 존재한다.

(P24)

 

(내가 하나인데 어디로 갈 수 있단 말인가? 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정말 없는 것인가?

정말 내가 둘로 나누어지는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말이다.)

 

 

 

소설가가 되기를 자신이 정말 원하는지, 그건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소설가로서의 재능이 과연 있는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다만 자신은 날마다 소설을 쓰지 않고는 견딜수가 없다는 걸 알 뿐이다.

글을 쓰는 일은 그에게 숨쉬기와 같은 일이다.

(P48)

 

 (내가 이렇게 지내고 있는 것을 정말 원하고 있는건지 모르듯,, 그도 그런가보다.

그가 소설을 쓰지 않고 견딜수 없듯이 나도 그 무엇인가에 빠져들고 싶다.

아주 생산적인 일에...)

 

 

 

이 일은 이미 분명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어.

이제와서 전철을 세우고 내릴수는 없다고,

나는 마음을 정했어.

자네 역시 반 이상은 마음을 정했을거야.

나하고 자네는 말하자면 일련탁생(一蓮托生: 마지막까지 행동과 운명을 같이 한다는 뜻)이란 말이야

(P93)

 

 (이미 주사위는 던졌는데.. 늘 돌아보고 걱정하고 염려하고 힘들어한다.

이 생각이 언제쯤 버려질까?

영원히 이 맘에서 놓여날 수 없는거라면 이쯤에서 그만두고 싶은데 세울수가 없다잖는가 말이다.)

 

 

 

나는 언어를 사용하여 내 주위의 풍경을 내게보다 자연스러운 것으로 치환해 나가. 즉 재구성을 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나라는 인간이 이 세계에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내가 보기에는 너 역시 결과적으로 그와 똑같은 일을 하고 있어.

네가 바라본 풍경을 너의 언어로 바꾸어 재구성하지.

그렇게 너라는 인간의 존재위치를 확인하고 있어.

(p104)

 

(뒤죽박죽 되어 엉켜버린 실타래가 온전히 풀릴 확률은 얼마일까? 끊어내지 않고 말이다.)

 

 

 

보려고 마음먹으면 당신에게도 보여요.

(P113)

 

(마음을 먹어 정말 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딘가에 반드시 끝은 있는 법이야.

'여기가 끝입니다.' 라고 일일이 적어놓지 않았을뿐이지.

사다리의 가장 높은 단에 '여기가 끝입니다. 이보다 위쪽에는 발을 얹지 말아 주십시오' 라고 적혀 있어?"

(P187)

 

 (끝이 보이는 일에 목숨을 걸고 있는 건 미련한 짓이다.

미련한 짓임에도 불구하고 놓고 싶지 않은 욕구도 존재한다.)

 

 

 

좋든 싫든 나는 지금 이 '1Q84년'에 몸을 두고 있다.

내가 알고 있던 1984년은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1Q84년이다.

공기가 바뀌고 풍경이 변했다.

나는 이 물음표 딸린 세계의 존재 양식에 되도록 빨리 적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로운 숲에 내던져진 동물과 똑같다.

내 몸을 지키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이 장소를 한시라도 빨리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P240)

 

(1984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그것과 연관이 있는가? 두고볼 일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새 공기와 풍경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내가 이상해진건가, 아니면 세계가 이상해진건가, 그 둘 중하나다.

어느쪽인지는 모른다.

병과 병뚜껑의 크기가 맞지 않는다.

병 때문인지도 모르고 병 뚜껑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찌됐건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는 것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P241)

 

(내가 이상해진 것이 맞는 답 같다.

세상이 이상해졌다면 이상하게 느끼지도 못할테니까 말이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서 편할 수 있다는 사람은 없다.

나는 옷과 신발을 벗어던질 용기를 가져야 한다.)

 

 

<2009.11.6  저녁에 옮겨쓰다.>

 

 

 

 

 

무력감이라는 건 인간을 한없이 갉아먹는다.

(P351)

 

(녀석에게 갉아 먹히기 전에 나를 그 속에서 꺼내놓아야 한다.

그 녀석의 힘이 얼마나 센지는 내가 이미 알고 있기때문이다.)

 

 

 

하루 하루의 생활이 지옥이야.

하지만 나는 어떻게 해도 이 지옥을 빠져나갈 수 없어.

이곳을 나간 뒤에 어디로 가야 할지, 그것도 모르겠는걸.

나는 무력감이라는 끔직한 감옥에 들어와 있어,

내 발로 이곳에 들어와 내 손으로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멀리 내던져 버렸어.

(P358-359)

 

(나를 가두는 일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를 가두는 일은 없었는지?

나를 가두어 힘들어 한 적은 없는지?

아니 힘들게 여겨지는 일은 없는지?

한번 진단해 볼 문제다.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갈 정도였다니 말이다.)

 

 

 

 

이 결혼은 잘못이었어,

네 말이 맞아.

하지만 가장 깊은 문제는 남편도 아니고 결혼생활도 아니고 바로 내 안에 있어.

내가 느끼는 온갖 고통은 내가 받아 마땅한 아픔이야.

다른 누구를 비난할 수도 없어.

너는 내게 단 하나의 친구이고 이 세상에서 내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었던 사람이야.

하지만 이제 나에게 구원은 없어.

가능하다면 나를 언제까지나 기억해줘,

언제까지나 우리 둘이 소프트볼을 하며 살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P359)

 

(자기를 아는 것은 대단한 힘이다.

나는 여전히, 지금까지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그녀는 자신을 너무 잘 알고 있었던거다.

너무 잘 알아서 이런 결론에 도달했나 싶으니..

나를 적당히 아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적당한 것,, 중용이 어디 쉬우냔 말이다.

 

이 일로 주인공의 인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된다.

그녀의 죽음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물론 소설속이니 가능한 일이지만 말이다.)

 

 

 

 

다마키의 사망소식을 들었을때, 아오마메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

분명 머리속 어딘가에서 그것을 예기하고 있었던 것이리라.

슬픔도 북받쳐 오르지 않았다.

(P360)

 

(오늘 이광기의 아들이 죽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아버지 이광기가 오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잠시 슬픔의 언저리까지 갔었다.

감정의 기복은 이렇게 가볍다.

그런데 하나밖에 없다는 친구의 사망소식을 듣고도 놀라지 않는다.

이미 편지를 받아읽고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그랬다지만...

살면서 북받쳐 올라야 하는데 그러지 않을때가 종종있다.

덤덤해야 할 일에 북받치는 일이 또 대신 발생하기도 한다.)

 

 

 

 

그녀 안에서 뭔가 딸칵 소리를 내며 전환되는 것이 느껴졌다.

이 순간부터 나는 예전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되리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P360)

 

(놓아버렸다. 어느순간에.. 나를 묶고 있던 밧줄을 말이다.

다시 잡으려고 안간힘 중이다.

근데 복합골절이다.

상처가 깊어가는 것을 보니 나를 놓아버린 벌을 받는지도 모른다.

심하게 그것도,,,)

 

 

 

 

다양한 예술, 다양한 희구, 그리고 또한 다양한 행동과 탐색은 선을 지향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일이 지향하는 바를 통해 선이라는 것을 올마르게 규정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P366)

 

(좋은 것을 바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나에게도 너에게도,,

 

검색하니 자세하게 기록이 나와있다.

구미가 당긴다. 살짝,,

물론 어렵고 머리를 크게 써야하는 책은 별로다.

그래도 한번 도전해볼까?  아서라~~)

 

 

 

 

"어떤 일의 귀결은 즉 선이다. 선은 다양한 귀결이다.

의심하는 건 내일로 마루자" 고마쯔는 말했다.

(P367)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 일로 힘든게 아니라..

그 일이 파생되어지는 과정으로 힘들어진다. 내 경우엔~

이 마음을 접는 것이 현재 나의 당면과제인데..

아무리 머리를 써도 해결책이 없긴한데..

그래도 어디엔가 허술한 구석이 존재할테니..

그 허술한 부분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일것 같다.

찾게 되지 못하더라도 실망이란 건 말고 말이다.)

 

 

 

 

<2009.11.9 오후에 옮겨쓰다>

 

 

 

 

인간의 영혼은 이성과 의지와 정욕으로 이루어져있다.(플라톤)

(P373)

 

 

 

 

수식의 셰계로 도망침으로써 현실이라는 귀찮은 감옥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머리속의 스위치를 켜면 그쪽 세계로 쉽게 옮겨갈 수 있다는 사실을 어릴 때부터 깨달았다.

 

새로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질 때마다 현실세계에 두고 온 추한 흔적은 점점 엷어지고 마침내 깨끗이 사라졌다

수식을 관장하는 세계는 그에게 합법적인, 그리고 안전한 은신처였다.

(P378) 

 

 

 

옳은일이라면, 그 마음이 순수한 것이라면 어떤 일을 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지요/.

(P395)

 

 

"레스토랑에서 주문을 하고나면 내가 잘못 주문했다는 생각이 들어"

"잘못 주문했어도 어차피 먹을 거잖아. 인생의 실수에 비하면 그건 별거 아냐"

(P402)

 

 

 

"내가 자란 집에서는 조금 사정이 있어서 외식하는 습관이 없었어, 단 한번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내주는 것을 말없이 받아먹었지.

맛이 없어도 양이 적어도 싫어하는 것이라도 잔소리를 달 여지가 없었어.

사실 지금도 나는 딱히 뭘 먹든 상관없어."

(P403)

 

 

 

 

"내가 바라는 건 어느 날 어딘가에서 우연히 만나는 거야.
이를테면 길에서 마주친다든가, 같은 버스에 탄다든가.
그때는 그에게 분명하게 털어놓을 거야.

내가 이번 인생에서 사랑한 사람은 단 한 사람, 당신밖에 없다고."

(P406)


"아오마메 씨는 두렵지 않아?
어쩌면 그 사람을 영원히 못 만날지도 모르잖아.
물론 우연히 재회할 수도 있겠지.
나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진심으로 그랬으면 좋겠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끝까지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잖아?
게다가 만일 만났다 해도 그 사람은 이미 결혼했을 수도 있고.
아이가 둘쯤 딸려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잖아?
만일 그렇게 되면 아오마메 씨는 그뒤의 인생을 내내 외톨이로 살아가야 해.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 자기가 좋아한 사람과 맺어지지도 못한 채.
그런 생각을 하면 두렵지 않아?"
"두려울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설령 그 사람이 아오마메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인생에는 구원이 있어.
그 사람과 함께하지 못한다 해도."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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