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로마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후배 신부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이 신부가 제게 치과를 추천해달라고 하더군요.
다시 로마에 가서 공부를 마쳐야 하는데, 로마로 가기 전에 치과 진료를 받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한쪽으로는 음식을 씹어 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치아가 좋지 않으면 얼른 병원을 가야 하는데,
외국에서 병원 가기가 쉽지 않아서 그리고 치과는 왠지 가기가 싫어 미루고 미루다가 이렇게 된 것이지요.
하긴 병원 진료과목 중에서 아마 가장 가기 싫어하는 곳이 치과일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심하게 아프지 않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보겠다는 생각을 하지요.
그리고 시간이 점점 흐르면 이제는 두려워서 자꾸 미루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늦으면 늦을수록 치료하기는 더욱 더 힘들어지고
그 치료의 부담은 환자인 본인에게 모두 주어질 뿐입니다.
이렇게 미루면 미룰수록 본인만 손해입니다.
이는 세상 삶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안해하면서도 계속해서 미뤄왔던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사실 미루어서 해결되는 것도 절대 아닌데도 말이지요.
‘나중에 시간이 많으면 해야지.’,
‘지금 해야 할 것들을 모두 마친 뒤에 해야지.’,
‘남들 하는 것 보고서 해야지.’ 등등의 이유를 들어 미룬다면
결국 크게 후회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미루다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
우리의 삶 안에서 자주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조명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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