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이 폭삭 내려앉거나 말거나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다는 그것이 인정사정 없이 꼬박꼬박 일수돈 챙기듯 내 나이를 챙기더니 이제 헤아려보기도 찡한 연수(年數)가 되고 말았다. 귀밑에 흰 머리카락이야 돋았거나 말았거나 사랑하던 이가 뒤 안 보고 떠났거나 말았거나 그래서 마음이야 오래도록 아프거나 말거나 개나리는 피고 지고 산천에 흰눈도 쌓였다가 녹고 강물은 일도 없이 잘도 흘렀다. 들판의 아찔한 풀향기에 내 가슴이 폭삭 내려앉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기쁘게 노래하고 꽃망울 터지듯 쑥쑥 자랐다. 그대는 슬프지 아니한가 그러거나 말거나, 자라나는 모든 것들이... -윤희숙-
'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도 쉬게 / 김남조 (0) | 2009.09.26 |
---|---|
내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냐구요? (0) | 2009.09.14 |
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하소서 / 이정하 (0) | 2009.09.12 |
살아 있는날엔 / 정유찬 (0) | 2009.09.08 |
흐린날에는 / 나희덕 (0) | 2009.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