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이야기

북덕유산 산행일지(1/31)

리즈hk 2010. 2. 1. 14:45


1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에 북덕유산엘 갔다.

기존의 산악회에 Join을 하여 갔다왔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3시간 정도 산행을 할꺼라는 친구의 말만 믿고
겁없이 시작된 산행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딱 주저 앉아 못가겠다고 발버둥이라도 치고 싶더만...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진퇴양난이었다.


어쨌거나 올라갔다 내려왔고,,
온몸이 두들겨 맞은듯이 아프지만...이것 역시 지나갈 것이다.
그 멋진 눈꽃 아니 얼음꽃을 언제 본 적이 있었냔 말이다.
친구들아 고마우이~~

내가 니들이 아니었으면 어찌 1600이나 되는 산을 엄두나 내었겠냐마는..

사실 그렇게높은 줄도 모르고 갔었다.
 

 

8시에 만나..

버스를 기다려 타고는 이곳에 도착했다.

곳곳에서 모여든 버스들이 줄을 잇고,, 승용차들도 꽤나 보였다.

 

 

발걸음 가볍게 시작은 했지만...

 

 

 

덕유산 국립공원 팻말 앞에서,,

그렇게 길고 먼 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눈이 있을꺼란 예상은 깨고,,

눈이 얼음되어 기다리고 있었고,,

얼음아래로 졸졸 흐르는 시내물 소리가 너무도 정겨웠다.

 

 

 

 

길은 빙판이라 아이젠이 없으면 걸을 수가 없었다.

넘어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계단 앞에서 잠시 쉬었다가..

천천히 오른다.

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산악회에서 얘기한 시간이 있기에...

나름 노력은 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몰랐는데.

친구가 찍어놓은 사진을 보니 알 수가 있다.

 

 

끝없이 오르막의 연속이다.

나를 잡겠다. 잡겠어~~

 

 

간간히 숨을 돌리며 바라보는 주변은 평소와 다르다.

눈이 쌓여있는 모습과 함께 보이기 때문일까?

 

 

 

 

 

 

도대체 얼마를 걸어올라왔는데..

아직도 평소에 오르던 거리만큼이나 남았나?

내려가는 길을 보니.. 으악~ 비명소리가 나온다.

 

 

 

 

 

꼬리를 물고 올라가는 저 사람들~

 

 

나도 그 안에 있다.

 

 

 

 

 

히끗히끗 보이는 눈덮인 모습이 생경스럽다.

 

 

아직도 1.6km가 남았다는데...

올라온 만큼 내려가야 하는데.. 어쩌누~?

 

 

내 가방을 기꺼이 매준 친구들~

한 친구는 등에 가방을 세개나 매고 있다.

 

 

 

눈꽃이 피었다가.. 다시금 얼음꽃으로 변한 나무들~~

세상에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이 이렇게 다르단 말인가?

 

나무가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 될 만큼 꽁꽁 얼어있었다.

 

  

 

 

 

 

 

영화 러브스토리가 생각났고,,

닥터지바고가 생뚱맞게 떠올랐다.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려고 했으나..

그곳까지 올라가는 것도 만만치 않고,, 곤돌라를 타기 위해서는 적어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니..

절대 시간내에 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향적봉 대피소에서 백련사 쪽으로 하산한다고 했다.

아이젠을 다시 했다.

 

눈길을 하염없이 내려오느라.. 사진을 찍을수가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적어도 2시간 가량 늦은 우리들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산악회 대빵때문에..

찍을 수도 찍는다고 시간을 지체할 수도 없었기에 그랬지만...

 

 

저 위에서 학생 하나가 넘어져 여러 남자들이 도와주고 있는동안(나보고는 먼저 내려가라고 해서,,)..

잠시 몇장을 찍을 수 있었다.

 

 

다들 무사히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저 위 노란 잠바가 그 녀석이다.

뛰지말라고 했는데 뛰더니 기어코,,

산에서 무턱대고 뛰면 안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으니 큰 것을 얻어가는 셈일까?

 

 

 

자전거 도로가 닦여 있었고,,(그 위가 빙판길이 되어있지만..)

이렇게 여러가지 종류의 쉼터가 마련되어있었다.

봄이 되면 그 진가를 발휘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백련사인가?

그런가 보다.

주마간산~ 이 말이 딱이다.

다리는 아프고 몸은 힘들어 죽겠다 외치는데도 그냥 스치는 이 모든 것들에게 미안했고,,

마음대로 돌아볼 수 없음에 살짝 부아가 오른다.

성질 죽여~~~ 뭐 잘했다고,, 늦게 내려온 주제에... ㅎㅎㅎ

 

 

 

 

 

 

빙판이 아니고,,

또 빙판이었다가..

빙판 아닌 척 하는 녀석도 있고,,

그래서 친구가 넘어졌다.

 

 

얇은 얼음이라도 아이젠은 꼭 필요하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덕분에 발걸음에 부담이 덜 되었다고나 할까~?

그랬다.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인가 보다.

차가 올 수 있는 길인데.. 차가 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한번도 온적이 없는데.. 우리 몇 명을 위해 차가 올라왔다고 했다.

5분도 안되게 버스를 타고 내렸더니.. 산악회에서 제공해주는 국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온 동행들은 물론 친구들도 이미 식사가 끝났거나 거의다 먹어가고 있었다.

배를 채우고 버스에 올라 출발~

오르자 마자 잠을 청했다.

내 잠이 오락가락했다.

친구가 아프다며 힘들어 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

 

 

급체인것 같다고 했다.

한의사 친구가 마침 침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바로 응급조치를 취했다.

보이는가~? 저 침이...

 

잠시 내린 휴게소에서 쉬었다가..

아침에 만났던 장소에 내려 집으로 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집에 오니 10시30분이 넘어있었다.

집 나간지 15시간만에 돌아왔다.

 

덕유산 1600이 어디 나에게 가당키나 한 말이더냔 말이다.

무사귀환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뿌듯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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