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야기

내가 널 사랑하는 이유 / 손종일

리즈hk 2010. 7. 16. 06:02

 

 

내가 널 사랑하는 이유 아프면, 아픈 채로 사랑해야 한다.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헹가래의 가득한 기쁨처럼 네게 나는 늘 깨어 있는 새벽이 되고 싶었다. 어깨 너머로 배워버린 사랑. 어차피 앓아야 할 열병이라면 누구나가 한 번쯤 앓아야 하는 열병이라면 나도 이제 사랑병을 앓고 싶다. 내가 널 사랑하는 이유로 세상 사람들의 몰매를 다 맞아야 한다 해도 아픈 몸 바로 세워 넉넉하게 나를 지켜내고 싶다. 아무리 생각해도 용서하기 어려운 우리의 만남. 그 어려운 시절을 기억한다면 이젠 슬픈 표정만큼은 버리고 서럽도록 따뜻한 해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우리는 미완성의 상태로 남게 될 거고 그럴 바엔 차라리 나를 다시 찾고 싶다. 한때는 참담한 정신이 불구로 아픔을 모두 삼켜야 했지만 이제는 망설임 없이 네 모습 전면을 잊어버리는 외면의 연습을 해야 한다. -손종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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