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야기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리즈hk 2010. 9. 23. 00:17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 숲은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 거린다 숲 사이 작은 강물도 울음을 죽이고 잎들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여기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또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한 때 이곳에 울려 퍼지던 메아리의 주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흰 새의 날개들 같던 그 눈부심은 박수 치면 날아오르던 그 세월들은 너였구나 이 길 처음부터 나를 따라오던 것이 서리 묻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까마귀처럼 놀라게 하는 것이 너였구나 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 서둘러 말을 타고 이 겨울 숲과 작별하려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에게 들키고 말았구나 슬픔, 너였구나 -류시화- 아니라고 아니라고 잠꼬대처럼 중얼거린다. 나는 무관하다고,, 상관없다며 살아왔다. 어느 순간 소용돌이 치는 가운데서.. 허우적거리는 나를 만난다. 허우적거릴수록 그 안에서 빠져나오기보다는,., 더 깊이 깊이 빠져드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사는 일이란,,,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다는 것을,,, 이 나이가 되고서야 알게 되니... 참으로 미련한게지~~ 아니다.. 그나마 다행이다. 어디까지가 그리움인지 불면의 밤 걷는다는 것이 우리의 사랑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마는 그대가 그리우면 난 집 밖을 나섭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난 그대 생각을 안고 새벽길을 걷습니다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어디부터가 이별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따뜻함이 절실할 때입니다 새벽길을 걷다보면 사랑한다는 말조차 아무런 쓸모 없습니다 더도 말고 적게도 말고 그저 걷는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립습니다 -이정하- 사랑인지 이별인지가 분간이 가는 일이면,,, 좋겠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뿐이다. 여전히 모르는 상황에서.. 살아가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퍼질 뿐,,,,,, 주저앉게 되고,, 힘이 빠지게 되는 일들이 내 앞에 닥칠때 비로소 그 중요함을 깨닫는다. 어이없게도,,, 그래도 .. 그리운 사람을 보며.. 함께 걸을 수 있으면,,, 그저 행복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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