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을 다니는 나는 매주 월요일에 교회를 간다.
교회에서 만다린 강습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수업이 끝나고 잡담끝에 이번주는 조금 일찍와서 국수를 먹고 수업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좀 의아했지만..(가능한 일인가~?) 따르기로 했다.
오늘 평소보다 일찍 서둘러 집을 나왔다.
교회에 가기전에 시장엘 들러 과일을 조금 샀다.
교회에 도착하니.. 주방쪽이 분주하다..
한 사람은 국수를 삶아내고 있고..
한 사람은 부추전을..
또 한사람은 빈대떡이 부쳐내고 있었다.
그 사이 국수위에 올릴 고명도 준비하고..
먹을 자리도 마련하고.. 수저도 놓고..
김치도 꺼내놓고.. 콩나물 잡채도 꺼내 놓는다.
빈대떡 굽는 걸 도우기로 했다.
한 분이 방에서 나오시더니(이 분이 국수 전문가라고 했다. 지난주에..) 갑자기 더 분주해졌다.
국수를 그릇에 담고.. 양념해놓은 김치를 올리고.. 배도 올리고.. 계란 삶은 것도 올린다.
그리곤 불그스럼한 국물을 붓는다..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린다.
완성이다..
맛있어 보인다.
그런데 남자분들도 동참했다. 아마 회의나 공부가 있었던 모양이다.
갑자기 마음이 부담스러워진다.
그래도 어떠랴~~
대충 자리를 잡고 앉으니..
한 남자분이 식사전 기도를 바친다.
헉~ 우리것 보다 좀 길다..
암튼..
처음 보는 얼굴이라며 나를 보며 반색을 한다.
자주 뵙자고 한다.???
이런~~ 그냥 있다가는 발목이 잡히겠다.
그래서..
얼른 `성당다니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대충 치우고..
식탁으로 사용했던 걸 책상으로 둔갑시키고..
내가 사가지고 간 과일을 깎아서 먹으며 수업을 시작했다.
잠시 쉬는 시간에 오간 대화 중에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0명 정도가 식사를 하는대도 번잡스러웠는데...(내 생각)
매주 일요일 130명의 신도들의 식사가 그 장소에서 이루어진다고 했다.
놀라운 일이다.
구역마다 반찬을 해와서 매주 그렇게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얼굴에서 짜증이나 싫은 기색을 볼 수 없었다.
왜 갑자기 부러워지는걸까~?
그러면서 왜 이렇게 부끄러워지는걸까~?
아~~
나는 그동안 어쨌는가~?
행사마다 어떻게 하면 빠질까~? 궁리하고..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하지 않았던가~?
"물고기2마리와 빵 5개의 기적"이 매주 이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나보다..
맛있는 국수를 배불리 먹고..
그 분들의 자연스런 행동에서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주~
공부하러 교회에 갈 때는 무엇인가 나름대로 준비해야겠다^^*
나의 깨달음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