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인연
몸 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 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 만큼이었을까
앞 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 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몸 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 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 만큼이었을까
앞 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 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도종환-
꽃잎 이야기
꽃잎은 아쉽다
가지끝에 매달려
아무리 안감힘을 써도
붙어 있을 수 없다.
이별의 시간
바람은 자꾸 불고
나무에서 떨어서
허공에 발을 딪는다
영원히 하나인줄 알았는데
떨어져 나왔다
믿을 수 없는 분리
꽃잎은 당굴고 뒹글며
나무를 본다
땅에 스치고 상처나고
향기를 토하며
멀어지는 나무를 본다
화려했던 꽃잎과 함께
봄 날은 간다
- 정유찬-
꽃지는 저녁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 정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