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고 지워지는 건 슬픔이다 황라현 그대와 마음 포개는 것이 지뢰밭처럼 쾅쾅 터질 것 같았던 심장을 가진 때 있었지요 눈 뭉치가 커져 가는 그리움들에 살아 퍼득거림을 느꼈던 때 있었지요 그대가 뱉어 낸 말들로 온통 생각의 방 안을 도배 했었던 때 있었지요 이별 앞에서 그대를 배웅한 시간들이 길었지만 고막 터지게 소리 높여 부르던 이름 석 자 혀 밑으로 숨겨지고 등을 보이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서도 작은 소란만 있게 되는 시절에 와 있습니다 사라지고 지워지는 것이 슬퍼서 절절한 사연들은 시의 어느 두루마리에 기재 되어 남아야만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