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야기

짐싸기 준비

리즈hk 2009. 3. 9. 21:04

짐싸기 준비

 

17 7개월을 이곳 홍콩에 살면서 7번의 이사를 했다.

짐을 대충이라도 싼 적은 두어번 그외는 전부 포장이사를 해서 편히 앉아 감독만 하면 되었다.

2002년도에는 심천으로 발령이 나서 국제이사를 한 적도 있다.

그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 든다.

이제 이곳과는 영 이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어떠한 말로도 지금의 내 마음을 표현할 수는 없다.

섭섭하다는 말로 내 느낌을 일축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찰라와 같은 순간이동을 하듯이 말이다.

삶이 나에게 존재하는 순간까지 잊지 못할 지금이 될 것이다.

잊지 않을 것이고 이 기분을 안겨준 상황에게 아주 훗날에 따질 예정이다.

후후,,.

 

이사짐을 꾸려줄 회사는 정했는데 왠지 불안하다.

첫마음으로 잘 할 수 있으리라 믿지만,,,

그런데도 조금은 불안하다.

 

Cai Jun과는 얘기가 잘 되어 한달 먼저 나가는 것이다.

고맙다.

어떤 사람도 이렇게 해 줄 수는 없었을 것이란 것을 나는 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마 오랫동안 그 호의에 대해서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런 저런 정황을 모른 척 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안부를 물어준 것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고맙다.

그런 세심함이 고맙다

 

구석구석 뒤지니 물건들이 꽤나 나온다.

나오다 못해서 추억도 함께 뛰어나온다.

놀랍다.

흠칫한다.

아픔도, 슬픔도,, 고통도,, 괴로움도,, 사랑도,, 행복도,, 기쁨도,, 즐거움도,,

이 모든 것은 공존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인생이 성장해 왔다는 것을 안다.

짐정리를 하면서 더욱 더 느끼게 되는 일이다.

 

성욱이의 물건들을 정리하다 보니 별 희안한 것들이 나온다.

녀석이 많이 힘들었겠구나 싶은 것이 맘이 아프다.

그래서 성욱이 짐정리가 나에게도 조금은 힘들게 다가왔다.

이젠 다 끝난 상태지만

녀석의 사진들을 내 손으로 찢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말이다.

씁쓸함으로 다가온다.

 

사람들과 정리를 해야할 차례다.

전화를 해야 하는데 그것에 맘이 동하질 않는다.

그저 마음으로 안녕이라는 말을 전하고자 한다.

전화를 하면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바람에 그들은 내 마음을 달래준다고,

위로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것으로 위로는 커녕 도리어 상처를 받게 되더란 말이다.

나도 예전에 누군가가 떠날 때 혹시 그러지는 않았나 많은 반성을 했다 

나야 아주 무심하게 보내어서 가는 사람이 섭섭해하지는 않았나 싶은 생각은 든다만,.,,

나의 바람은 `내일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으로 대해주면 더없이 좋겠는데……`

그러는 사람이 솔직히 아무도 없다.

그런데 그들은 나름 그들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것이긴 하다.

 마음이 긁혀지고 아프다할지라도,,,,,,

단지 그런 마음들 때문에 전화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그러질 못하고

이렇게 미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갈 날도 얼마 안남았으면서 말이다.

나중에 욕을 먹더라도 그냥 이렇게 가고 싶다.

그럴 것이다.

 

내가 보낼 사람을 그저 그렇게 보냈듯이 나도 그렇게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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