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등산과 산행팀 조인
야구팀 감독을 남편이 하고 있을때에..
새해가 되는 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야구부원들과 함께 모여 등산을 했다.
힘들게 산에 올라 가지고 간 약간의 음식들을 함께 나누고 내려오는 길은 상큼함 그대로였다.
물론 힘들어서 낑낑거리기도 했지만
아이들과 부모들이 하나되는 그런 날이었기에
야구를 하면서 운동장에서 보내는 시간과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야구부가 아닌 때에는 주변 가족들과 함께 산행을 하기도 했고
여의치 못하면 우리식구들끼리만 산에 오른 적도 있었다.
마지막 배를 타는 시간을 아이들이 젤로 즐기는데 난 그 시간이 늘 고역이었다.
사이궁에서 해산물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면 하루가 다 지나가고 있는 날을 매년 보냈었다.
그리운 일이다.
2007년부터는신부님의 주관아래 실시되는 성당 산행팀에 조인을 하여 산을 다녔다.
10명 남짓되는 교우들과 함께 산을 오르고 약간의 수다와 간식으로 즐거움을 나누고 행복해 했던 시간들이다.
처음엔 정신을 못차리고 힘들어 했고
한 번 두 번 횟수가 늘어감에 따라 조금씩 체력의 한계를 덜 느끼며 산행에 임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여러분들의 도움 덕분에 리즈가 용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산을 잘 타는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든 일이었을테니까 말이다.
내 블로그에 상세한 기록들을 남겨 두긴 하였지만 그것도 부족한 자료일 것이다.
그래도 그나마라도 남겨 두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블로그가 효자긴 하다.
어느 날은 사진을 찍지 못해서,
어떤 날은 찍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그냥 보낸 날들도 많았다.
남편과 다닌 곳은 서너군데로 정해져 있었는데
산행팀에 조인을 하고나서는 여러 산행 코스를 다닐 수 있었던 것이 참으로 좋았다.
제일 높다는 마운산도 올라갔었다는 것에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
홍콩에 대해 무지했던 부분들을 조금은 알고가게 되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그러나 나더러 그 코스로 안내를 하라고 하면 할 자신은 없다.
그래도 해야 한다면 하겠지만 말이다.
일년 넘은 산행에 대한 느낌을 고작 A4용지 한장도 채우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내 느낌은 다 들어간 글이니까 만족은 한다.
언제 더 채워넣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그렇게 하리라.
쓰다보니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아주 서글퍼지는 일에 봉착이 된다.
아~ 가고 싶지 않다. 여기서 그냥 살아가고 싶다.
내가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이웃이 있고,
18년의 정을 나눈 사람들이 있지 않는가?
또 내가 한국에서 사는 일이 얼마나 어리버리인가 말이다.
이런 저런 상황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마음의 불안정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제목을 달며 쓰기 시작하니 글쓰기가 무료하지 않다.
옛일을 떠올릴 수 있어서 더없이 행복하다.
그런데 더 이상 쓸 수 있는 꺼리가 없다.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하자.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기억으로
행. 불행이 느껴지겠지만
난 그것도 행복하리라 여겨진다.
홍콩에 와서 내가 제일로 잘한 세가지는
수영배운 것과
운전 면허 딴 것과
골프를 배운 것이다.
인생을 다 얻었다고도 해도 과언이 아니질 않는가?
ㅎㅎㅎ
2009년 1월 어느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