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여름 캠프
남편이 교장이라 매년 10년동안 여름 캠프를 준비했던 것 같다.
남편이 여름 휴가를 캠프참가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바람에 10년동안 여름 휴가를 가 본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캠프 시기가 되면 난 밤 잠을 설쳐야 하는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캠프 교안을 작성하기 위해 남편의 악필?(멋진데 알아볼 수가 없다)을 대필해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엔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고...
2박 3일의 일정을 모두 손으로 써서 인쇄를 해서 책자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새벽 2시를 넘기는 일은 비일비재했었다.
밤에는 남편과 교안을 작성하고
낮에는 차트를 쓰고
악보를 그리는 일에 시간을 할애하고
캠프 날짜가 임박하면 문구류나 간식들을 주문 배달시켜서 포장하는 일에 매달렸다.
그 때 함께 했던 자매들이 보고 싶어진다.
힘은 들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는데……
아마 함께 고생해서 더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캠프 교안이 나오고 모든 것의 준비가 끝나면 뿌듯하기는 했지만 내 몸은 몸서리를 친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그리고 2박3일의 일정을 보내고 돌아오면 초죽음이 되었다.
젊은 시절이었는데 불구하고 말이다.
울 둘째 성욱이는 이웃집에 맡기고 갔다온 적도 있었다.
갔다온 후유증으로 한숨도 잘 수 없는 날도 있었다.
여름 캠프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고
그래서 꼭 해야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요즘은 힘들다는 이유로 가까운 곳에서 1박으로 끝내고 돌아오는 캠프를 진행한다고 한다.
내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그것도 관심이 덜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때라는 말이 있다.
사실 지금은 도와달라고 할까 무섭긴 하다.
ㅎㅎㅎ
세월이 그만큼 흘러가 버렸으니까 말이다.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졌는지 모르지만
캠프 중에 두 아들이 보낸 편지를 발견하고 읽으면서 미소를 지을때가 가끔 있는데
그때로 돌아가 가슴 따뜻해지고 행복해짐을 느끼게 되는 것을 보면
좋은 일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2009년 1월 어느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