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해
언제 열렸는지
시립기만 합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논둑길을 마구 달려보지만
내달아도 내달아도
속떨림은 멈추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시도 때도 없이
곳곳에서 떠올라
비켜 주지 않는 당신 얼굴 때문에
어쩔 줄 모르겠어요.
무얼 잡은 손이 마구 떨리고
시방 당신 생각으로
먼 산이 다가오며 어지럽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당신을 향해 열린 마음을 닫아보려고
찬바람 속으로 나가지만
빗장 걸지 못하고
시린 바람만 가득 안고, 돌아옵니다.
-김용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