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꾸 너의 발을 밟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두 손을 들어보였더니
강사는 벽에 붙여놓은 사진 한장을 가리킨다.
알 파치노가 주연한 영화 <여인의 향기> 포스터였는데 거기엔 이렇게 써 있다.
<<잘못하면 스텝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추면돼요.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지요>>
..
..
춤을 추는 두 사람은 잔잔한 호수를 걷는 새들처럼 부드럽고 날렵하다.
나는 순간 탱고의 의식 앞에서 그런 생각을 한다.
조금이라도 서로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출 수 없는 춤.
저런 춤을 추는데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순간 벽에 붙은 포스터의 글씨가 이렇게 읽히기 시작한다.
<<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돼요. 마음이 엉키면 그것이 사랑이죠.>>
이병률 / 끌림
...
마음이 엉킨다고 다 사랑이면~??? 얼마나 혼란스러운 세상이 되는걸까? 스피드 시대다. 세계 어디를 가나.. `빨리 빨리`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지 오래되지 않았던가? 먹거리에서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일에도 인스턴트.. 3분이면 오케이~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기다림의 미학을 우리네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들의 그 여유로움도,, 정해진 장소가 아니면 버스도 택시도 서지 않은 모습도,, 정류장마다..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도,,, 난 볼 수 없어진지 벌써 몇 달이 지났다.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스피드는 여기서도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다. 티비나 영화 등에서나 볼수 있는 일들이 주변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들이 되고 있다. 나에겐 생소하고,, 가끔은 뜨악함으로 다가오는 일들이다. 놀랍다는 말이 더 적절하겠다. 이 놀라운 일이 내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 놀라지 않을수 있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할 수 있을까? 나,, 용가리 통뼈도 아닌데 말야~~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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