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는 이야기

모순 / 양귀자

리즈hk 2009. 10. 5. 08:27
연신 뒤돌아 보았다. 세상의 모든 잊을 수 없는 것들은 언제나 뒤에 남겨져 있었다. 그래서, 그래서 과거를 버릴수 없는 것인지도...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것은 타인의 불행 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 밖에 위로할 수 없다.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있다. 끝까지 달려가 보고싶은 그 무엇, 부딪쳐 깨어지더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 무엇, 깨어져 죽어 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그 무엇, 그 무엇으로 나를 데려가려고 하는 힘이 사랑이라면 ,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에서 나는 사랑의 손을 잡았다. 사랑은 그 혹은 그녀에게 보다 나은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의 발현으로 시작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 가 아닌 '이랬으면 좋았을 나' 로 스스로를 향상 시키는 노력과 함께 사랑은 시작된다. 사랑의 유지와 아무 상관이 없다 하더라도 보다 나은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을 멈출 수 없다. 이것이 사랑이다. 마음으로 사랑이 넘쳐 감당하기 어려우면 한참 후에나 희미한 선 하나를 긋는 남자 마치 수채화 붓으로 연푸른 선 하나 짧게 긋듯이 씨익.. 그의 수채화 웃음은 여운이 길어 웃음이 끝난 뒤에도 계속 생각나게 만드는 묘한 웃음이다. 사랑이란 발견할 수 있는 모든 거울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지 않고 무심히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무엇이다. 자신의 얼굴에 대해 생애 처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나. 자신의 눈과 코와 입을 그윽하게 들여다 보는 나. 한없이 들여다 보는 나. 그리고 결론을 내린다. 이렇게 생긴 사람을 사랑해 주는 그가 고맙다고. 사랑하지 않고 스쳐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 준 그 사람이 정녕 고맙다고. 사랑이란 그러므로 붉은 신호등이다.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 하는, 위험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예고하는 붉은 신호등이 바로 사랑이다. 모순 / 양귀자 위험을 예고 하고 안전도 예고하는 붉은 신호등.. 사실은 위험이다. ... 아무래도 주변이 어수선하니까.. 일기쓰는 일이 쉽지않다. 그런데 컴 앞에 앉게 되는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니다보니.. 이렇게라도 글을 올리게 된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셨나요? 편안한 날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