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생각
바람은 왜 부는지 묻지 않고 분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묻지 않고
그저 몸을 내맡길 뿐이다..
내 그대를 사랑함에도 별다른 이유가 없다.
그저 좋으니 사랑할밖에.
그저 사랑스러우니 사랑할밖에.
그러니 그대 내게, 왜 사랑하는가 묻지 마라.
어떻게 할 건가도 묻지 말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 사랑의 바람이 부는 대로 몸을 맡겨보라.
바람 속을 걸을 때는 아무 생각없이 그 바람에
온전히 자신을 맡길 때가 가장 편한 법이다.
바람을 거슬러 걷거나. 또 바람과 걷는 속도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힘겨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대여,
내 사랑을 거스르려 하지 마라.
내 마음이 흔들려 이는 바람이 그대에게
가 닿으면 외면하지 말고, 눈살 찌푸리지 말고
기꺼이 맞아 다오.
바람이 왜 부는지 묻지 않고 불듯
내 그대를 사랑함에 이유가 없으니..
-이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