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이 노래를 들으며..

리즈hk 2005. 10. 19. 21:19
잠시 옛 생각에 젖어 봅니다. 대학시절.. 학교 구내식당에서 밥 먹기가 여의치 않으면.. 학교앞 수제비집을 즐겨 찾곤 했다. 점심의 단골메뉴가 보통 라면이긴 하지만.. 난 분식집에서 끓여주는 라면만 먹고 나면.. 소화불량으로 며칠을 고생하는 것을 아는 친구들의 배려로.. 우린 자주 그 집을 애용했다. 하도 자주 가다보니.. 주인아저씨는 의례 우리 악동들의 자리를 만들어 놓기도 하고.. 특별히 수제비 밑으로 계란을 깨서 넣어 주기도 했었다. 주인 아저씨의 그런 작은 배려로.. 우린 작은 배신도 때리지 못하고 늘 그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곤 했다. 그렇게 먹다보면 질릴만도 한데.. 참 끈질기게 그곳을 갔었다. 특히 겨울철엔.. 아저씨네 가게는 인심이 후하긴 했지만.. 참으로 삭막했다. 전축이 있긴 있었는데.. 그 흔한 레코드판이 하나 없었다. 우리들이 음악이 없음을 한탄하자.. 아저씨는 알았다고 했다.. 어느날.. 아저씨네 가게에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레코드판이 돌았는지.. 테이프가 돌았는지 기억에 없다.. 암튼.. 이 노래는 졸업할 그때까지 계속 들을 수 있었다.. 수제비는 질리지 않았는데.. 그 음악은 질려 가고 있을 즈음 졸업을 했던 것 같다.. 오랫만에 이 곡을 들으니.. 그때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아저씨도 많이 늙으셨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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