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옛 생각에 젖어 봅니다.
대학시절..
학교 구내식당에서 밥 먹기가 여의치 않으면..
학교앞 수제비집을 즐겨 찾곤 했다.
점심의 단골메뉴가 보통 라면이긴 하지만..
난 분식집에서 끓여주는 라면만 먹고 나면..
소화불량으로 며칠을 고생하는 것을 아는 친구들의 배려로..
우린 자주 그 집을 애용했다.
하도 자주 가다보니..
주인아저씨는 의례 우리 악동들의 자리를 만들어 놓기도 하고..
특별히 수제비 밑으로 계란을 깨서 넣어 주기도 했었다.
주인 아저씨의 그런 작은 배려로..
우린 작은 배신도 때리지 못하고 늘 그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곤 했다.
그렇게 먹다보면 질릴만도 한데.. 참 끈질기게 그곳을 갔었다.
특히 겨울철엔..
아저씨네 가게는 인심이 후하긴 했지만.. 참으로 삭막했다.
전축이 있긴 있었는데.. 그 흔한 레코드판이 하나 없었다.
우리들이 음악이 없음을 한탄하자.. 아저씨는 알았다고 했다..
어느날..
아저씨네 가게에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레코드판이 돌았는지..
테이프가 돌았는지 기억에 없다..
암튼..
이 노래는 졸업할 그때까지 계속 들을 수 있었다..
수제비는 질리지 않았는데..
그 음악은 질려 가고 있을 즈음 졸업을 했던 것 같다..
오랫만에 이 곡을 들으니..
그때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아저씨도 많이 늙으셨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