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와 W에게

내 나이 스무살^^*

리즈hk 2006. 3. 26. 23:01

 

올해 내 나이가 스물입니다.

이 집에 온 지 20년이 되었다는 소리입니다.

아마 이 집의 큰 아들과 나이가 같을 것입니다.

86년생인 이 집 큰아들과...

 

 

어때요~? 제 모습^^*

주인집 큰아들의 베개가 되기도 하다가..

장난감이 되기도 하다가..

그렇게 동고동락한 세월이 한참이 됩니다만..

이젠 버림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많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가고..

나만 남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이 집 안주인이 날 유난히 예뻐해서..

이렇게라도 살아? 남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이 집의 큰 아들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도..

난 그 옆에서 자리를 지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안주인이 좋아 하는지도 모릅니다.

 

보십시요~

저도 늙어 갑니다.

이렇게 꼬리에 병이 생겨서..

 

이제는 힘도 없고..

돌봐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 맘이 아픕니다.

 

 

자세히 봐 주세요~

세월에 장사 없다고..

제 코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눈은 그래도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집 안주인이 좋아하는지도 모릅니다.

 

 

 

...............

 

 

어젯밤에 자다가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이 강아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허둥거리며 찾았습니다.

그동안 잊어 버리고 있다가..

구석에 박혀 있는 이 녀석을 찾아 내었습니다.

어젯밤 12시가 넘어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 인형은 우리 큰 아들과 나이가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던 그 많던 인형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암튼 보기 싫어하는 남편 덕에 남아난 게 없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인형 중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겁니다.

 

이걸 베고 누워 우유도 먹고..

부비고 끌어안고 놀기도 했는데..

밥도 먹으라고 숟가락도 들이밀곤 했는데...

 

돌아보고 생각해 보니 살짝 화가 납니다.

그것들을 간수하지 못한 나에게 화가 납니다.

 

아이들에게 포근함과 안락함을 주었던 것이었는데...

 

암튼 미안한 마음과 함께..

이렇게라도 남겨둬야 할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J와 W에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욱이의 뒷모습^.~  (0) 2006.04.24
엄마~ 쉬세요!  (0) 2006.04.03
추억의 사진^^*  (0) 2006.03.25
동생이 태어났어요~  (0) 2006.03.11
문 부셔 버릴꺼야 ((((((((((((((((((  (0) 2006.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