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야기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이해인

리즈hk 2006. 6. 16. 22:19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이해인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로 
고운 빛 영그는 풀잎의 애무로 
신음하는 숲의 향연은 
비참한 절규로 
수액이 얼어 
나뭇잎이 제 등을 할퀴는 것도 
알아보지 못한 채 
태양이 두려워 
마른 나뭇가지 붙들고 메말라 갑니다 
하루종일 
노닐던 새들도 
둥지로 되돌아갈때는 
안부를 궁금해 하는데 
가슴에 품고 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날 있겠습니까 
삶의 숨결이 
그대 목소리로 젖어 올 때면 
목덜미 여미고 
지나가는 바람의 뒷모습으로도 
비를 맞으며 
나 그대 사랑할 수 있음이니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
힘들어 하는 사람에겐 힘을 덜어줘야 하고..
아파하는 사람에겐 아픔을 덜어줘야 하고..
배고파 하는 사람에겐 먹을 것을 줘야하고..
..
..
우린 그렇게 살아야 한다. 
바람이 하는 말을 가슴으로 들을 수 있어야한다.
그래야 한다.


[Stamatis Spanoudakis] To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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