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에..
"내일 성당에 가요~"
"응, 그래~ 교리는 4시고, 미사는 5시야~" 했습니다.
웬일인지~? 너무 반가웠습니다.
한동안 요리 조리 핑계를 대며 미사에 안가려고 했거든요~
12학년이 되어 할 일이 더 많아질텐데.. 큰 결심을 했습니다.
그저 고마울뿐이었는데..
"교리엔 안가요~ 하는 게 없어요~"
"가는 김에 교리에도 참석하지~" 했다.
아들의 얼굴에 살짝 그늘이 생긴다.
저러다가 미사까지 안 가겠다고 할까봐 얼른~
"알아서 해" 했다.
그렇게 이야기가 끝이났다.
주일학교.. 학생미사..
한번 끈이 끊어졌다가 다시 잇기가 이렇게도 힘이 든단 말인가~?
참으로 힘들다.
중2학년 때 즈음은..
일요일이 학생미사였다.
아빠 엄마는 운동을 가고
녀석은 왕복 두어시간이 걸리는 길을 마다하지 않고 성당엘 다녔었다.
대복사를 한 녀석의 저력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가끔 오늘 기도는 "신앙심 깊은 우리 둘째가 하자~"
이렇게 놀리기도 했다.
그랬는데......
그 당시 신부님께서..
'교리실이 좁아서 성당 사무실을 큰 곳으로 옮긴다고 했다'고 한다.
옮기고 보니 사무실과 경당은 멋지고 근사해졌지만..
학생들은 예전 자기들만의 오붓함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어른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토요일로 변경)가 불편하기 그지 없다고 했다.
자기들만을 위해 쉽게 해 주시던 강론이 어른들 상대로 하는 강론으로 바뀌었고..
자리 배정도 여의치 않아 제대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사를 드려야 한다고 짜증을 내곤 했었다.
그러다가 급기야~ 학생미사에 발길을 끊기 시작했고..
학교 행사(축구시합이나 봉사활동)가 없는 날이면..
가족끼리 일요일 교중미사에 참석했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신부님이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 같다는 게 가장 큰 상처가 된 모양이었다.
그런데 어제 느닷없이 미사에 참석하겠단다.. 학생미사에..
그사이 신부님도 바뀌었다.
아이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들에게 그 소식을 전해 주었다.
흥미없는 듯~ 하더니..
별로 관심있게 듣지도 않더니..
아이의 마음에 불을 놓아주신 게 분명하다.
암튼 신바람나는 바람을 보내주신 당신께..
감사의 인사를 합니다.
앞으로 마음이 더 열려~
친구들과 함께하는 교리에도 참석하겠다는 소리가
네 입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마~
고맙다. 우리 아들~!!!!
....
위의 이야기는 순전히 우리 아들의 마음이다.
그러니 다른 오해마시라~
다른 해석도 마시라~
그저 학생미사에 참석하겠다는 마음이 생긴 것에 대한
감사함을 남기기 위한 것 쯤으로 여겨 주기 바란다.
신부님을 비난하겠다는 것도..
또 신부님을 칭찬하겠다는 의도도 아니다.
그때의 상황 설명을 위해 필요했기에 등장 시켰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