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야기

아이들 키우기

리즈hk 2009. 3. 9. 14:19

아이들 키우기

 

한국과는 달리 학기가 시작되는 9월전에 큰 녀석을 보낼 유치원을 알아보았다.

마침 학습지를 하는 분을 만나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덜 힘들게 집 가까운 유치원에 보낼 수 있었다.

어느분은 왜 그 유치원엘 보내냐고 하더라만 가까우니까 일이 생기면 바로 갈 수 있는 곳으로 정했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아침에 8시 30분에 데려다 주고

오후 3시에 데려오는 그런 식의 나날이 계속되었다.

둘째 성욱이는 유모차에 앉아 늘 형과 함께 등교를 하고 형과 함께 하교를 하였다.

 

한국에서 아주 즐겁고 기쁘게 다니던 유치원을,,

매일 아침마다 유치원엘 안가면 안되냐며 울며 보챘다.

보채도 보낼 수 밖에 없는,, 그래야 하는 엄마가 밉고 싫었지 싶다만 그렇게 모질게 보냈다.

풀었다 쥐었다 하면서,,, 굴하지 않고 보냈다.

교실에 들여보내고 돌아나오면서 많이도 울었던 기억이 이제사 난다.

그 덕에 한 달 여 만에 적응을 하고 기쁘게 다녔다.

 

그렇게 주니어, 시니어 유치원을 거쳐 초등학교로 올라갔다.

형이 학교를 가면 둘째녀석과 나는 한몸처럼 돌아다녔다.

시장에도 가고,, 친구들의 엄마와 어울리기도 하고.. 볼링도 치고.. 놀러도 다녔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녀석도 놀이방엘 보내게 되었다.

한국에서 유치원 교사를 하던 교우가 주변의 권유로 집에서 놀이방엘 했었다.

즐겁게 또래의 친구들과 적응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같이 즐거웠다.

아이들은 그렇게 별 탈없이 잘 버텨주었다.

금새 적응을 하고 금새 배우는 것은 나와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힘든 과정을 겪고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즐거운 현재가 있듯이 아이들의 교육도 마찬가지였다.

두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영어 렛슨은 필수였지만 넌 한국사람이야~ 를 외치며 한국공부도 열심히 나름대로 시켰다.

긴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국으로 나와 초등학교 청강생으로 넣기도 하고

한국 학원에도 보내기도 했었다.

 

한국이 조기유학을 보내는 붐이 일어서

어린나이에 혼자 유학을 보내는 부모 얘기를 들으면

그 녀석이 혼자 이국땅에서 받을 충격을 어떻게 감당할지 난감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제발 그 몰상식한 일은 하지 말았으면 하고 마음으로 바람해 본다.

 

한국에서 공부에 치여 지내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하는 부모님들,,

아무 문제없이 잘 적응하고 있고, 잘 하고 있다고 안위하는 부모님들..

답답하다.

무사히 졸업을 하고 그래서 승승장구 대학까지 가면 문제가 없을 수 있다지만

솔직히 혼자 보내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강하게 말할 수 있다.

 

성집이는 한국국제학교에 입학을 하여 3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 영국학교(ESF)로 옮겨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성욱이는 유치원을 거쳐 영국학교에 입학하여 쭈욱 같은 재단의 학교를 다니며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두 아들 모두 유학의 꿈을 펼쳤으나 아빠의 강한 바램으로

성집이는 4년 전에 한국으로 들어와 한국대학생이 되어 잘 적응해 나갔고

올해 둘째마저 자신의 법대 입학의 꿈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4년 전 성집이는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을 했고

올해는 성욱이마저 한국으로 들어와 수시입학으로 성균관대학에 입학을 결정했다.

 

모두들 밖으로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는 현실을 뒤집어

한국으로 들어온 이유는 유학을 시킬 능력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유학후에 취업이 안되어 집에서 놀고 지내는 주변의 아이들을 너무도 많이 봐 왔기에

그런 힘든 결정을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그저 밖으로 나가면 모든 것이 다 될 것 같은 생각은 금물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역유학을 한 아이들이 한국에서 제대로 잘 적응할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유학을 가는 학생들의 취업난도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한국으로 가서 적응을 못하고 휴학을 일삼는 학생들도 보았기 때문에

솔직히 4년전에 반신반의 하였다.

 

어쨌던 성집인 입학을 했고 힘들었지만 잘 버텨주고 중간에 쉼없이 지금까지 잘 견뎌주고 있다.

성욱이 역시 영국행을 목전에 두고 그 꿈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와 많은 힘듬을 극복하고 지금 입학 준비에 여념이 없는 녀석이 그저 대견하기만 하다.

외국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선호하는 `국제학부`를 선택해 보자고 했을 때 녀석은 단호했다.

기왕지사 모든 것을 접고 한국에 들어왔으니

철저하게 한국공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여 모든 대학의 경영학과를 지원했었다.

비록 녀석이 바램하고 원하는 대학은 아니라 아쉬움이 없지는 않으나

지금은 잘 하겠다는 의지와 결의에 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어디에서나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특레입학으로 쉽게 대학을 들어가지 않았냐? 하는 말을 들을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특헤를 받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비추는 사람과 맞닥뜨려지면

우선은 미안하다.

그들의 한 자리를 빼앗은 기분이 들어서,,

그러나 그들의 자리를 뺏은 것이 아니라 그런 아이들이 정당하게 겨루어 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 주었음 한다.

5~6년 전만해도 쉽게만 들어가던 특례입학이었지만..

05학번 부터는 12년 재외국민 특례도 국영수 시험을 치르고..(대학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임시율이 몇백대 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을 나는 안다.

해본 사람만이 안다.

 

잘 적응하고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기를 그저 바라고 바라는 마음이다.

아직까지는 그러고 있다.

 

울 아들들~

홧팅^^!

 

 

 

 

2009년 1월 어느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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