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야기

볼링 리그전

리즈hk 2009. 3. 9. 14:24

볼링 리그전

 

유모차에 탄 녀석을 데리고 볼링을 쳤다는 것을 믿을 사람이 있을까마는 나는 그랬다.

우연히 짝이 없어 고민하는 아래층 승재어머니를 알게되어 볼링리그전에 조인을 하게 되었다.

아이 때문에 쉽지 않다는 얘기를 하니

번갈아 가며 보면 된다고 하여 시작을 하게 되었다.

 

집에서 걸어서 가는 쇼핑몰에 볼링장이 있었기에 더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두 사람이 염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고

도리어 울 아들 성욱이는 내가 볼링을 치는 것을 보며 즐기는 것이었다.

울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4게임을 치는 동안 녀석은 아무 소리도 없이 견디어 주었다.

옆에서 사람들이 챙겨주기도 했지만 유모차에 앉아 견디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그렇게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가 하는 폼을 잡으며 공을 던지곤 했다.

결국 볼링세트를 장난감으로 사 주었다.

 

어느 날 시합중에 녀석은 어느날과 마찬가지로  

유모차에 앉아 건포도를 먹으며 게임을 즐기고 있었는데

건포도를 흘렸던 모양이다.

녀석은 손수 유모차 벨트를 풀고 유모차에서 내려

건포도를 집고 다시금 유모차에 올라앉아 벨트를 하고 볼링을 구경하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레인에서 볼링을 치던 영국 아줌마(거의 할머니)가 뛰어와서는

이 아이가 걸을 수 있는 아이냐?고 물었다.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을 했더니 하도 얌전히 있길래 아주 애기라고 생각을 했었단다.

 

녀석이 하는 행동을 보고는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모양이었다.

잠시 딴 생각에 기분이 언짢아지려고 했는데

그분의 부연 설명으로 그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걸을 수 있느냐는 얘기에 혹시 아이를 장애아로 본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말이란 이렇게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내가 말하는 것이 상대는 다르게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일주일에 한번,,,

즐거운 시간의 추억은 영원하리라고 본다.

 

 

지난 2008 11월에 녀석과 명동에서 볼링을 치면서 그때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녀석과 한참을 그 얘기로 꽃을 피웠다.

서울에 가면 오랜만에 다시금 볼링을 치러 가야겠다.

 

 

 

2009년 1월 어느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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