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13-07-09(월) 일기

리즈hk 2009. 7. 13. 12:58

새벽에 그렇게 모질게 내리더니..

아침엔 햇살마저 살짝보이는가 했는데..

어느새 또 비가 주룩 내리고 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그래서 시원하기까지하다만..

습한 기운은 어쩔수가 없다.

제습기는 쉴새없이 돌고 있고..

물이 모여지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짧은시간에 물이 차고 있다는 얘기다.

 

일기를 가만 들여다본다.

예전과는 분명 무엇인가 달라짐을 느낀다.

일기가 지루하다거나 재미없다거나 하는 것이아니라..

아무런 행보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을 하겠다는 결의의 찬 의욕도,,

힘도.. 없다는 얘기다.

그저 하루 하루 아주 평범하게 그렇게 지나감에도 무기력하게 그저 보고만 있는

그런 생활,, 나날이란 얘기다.

 

무엇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왜 나에게 활력이란 녀석이 없어져 버린 것일까~?
어디로 실종해버린 것일까?

 

돌이켜보니..

내 생활에 서서히 나 스스로 염증을 느끼고 있다.

무엇인가 해야겠단 마음도 순간 순간뿐이다.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눈 녹듯 없어져 버리고 만다.

 

무엇을 시작함에.. 

하겠단 의지가 박약이 되어버리고,,

무서워하고,,

힘들어하고 있는 나란 소리다.

 

지금의 내 생활이란 것이 어느 동물과 다를바 있는가?

끼니때가 되면 밥 찾아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일어나고 싶으면 일어나고,,

나가고 싶으면 준비해 나가고,,

잠시 잠깐 내 해야 할 일들을 찾아서 하고,,

습관처럼 티비를 틀고.. 음악을 듣고,,

그 안에서 감동했다가, 기쁨이 넘쳐 흘렀다가..

언제 그렇게 감동을..

기쁨 넘치는 마음이었냐~? 하면서

시들거리고 만다는 얘기다.

 

좋아하는 비가 너무 자주오면 식상해지듯이 말이다.

너무 잘 지내면 순간순간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듯 그렇게 말이다.

 

새벽 2시반에 일어나 온집을 돌아다니며 창을 닫고

들어온 빗물을 제거하고,,

제습기 물통도 비우고,,

그러다 다시금 잠들었다.

다행이 잠드는 것이 힘들진 않았다.

요즘 좋아진 일이라고는 이것이다.

그냥 푹~ 쓰러져 잘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얼마 전만해도 그렇게 잠이 깨 버리면 하얗게 날을 새어야 당연한 일이었는데...

이젠 잘 자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고 말았다.

그만큼 건강해졌다고 여기고푸다.

 

비가 잠시 소강상태이나..

얼마나 오려고 하는지~~??

저 위에서 계속 우르르 우르~~ 크르르릉~~~ 하고 있다.

 

이 비내리고 흐린 날에도 어디에선가 공사를 하는지~?

나를 깜짝 깜짝 놀라게 한다.

드르르륵~~~ 쿠르르르~~~ 등등 요상한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뭐,, 워낙 자주 듣던 소리라 반갑기도 하더라~

이렇게 습관이 무서운 것이다.

 

 

어제 아침 나절~

카레를 만들려고 준비하다보니 당근이 없다.

없는 당근 대신 냉장고를 지키고 있던 호박과 가지를 넣고 카레를 만들었다.

뭐,, 나야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몽땅쓰는 버릇이 있는지라..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울 집에 편식이 심해 유난을 떠는 동생과 그의 아들이,,,

먹지도 않고,, 또 골라낸다고 뒤적거리고,,

결국 그 아내, 엄마(한사람이다 ㅎㅎ)가 다 먹었다.

 

카레라는 음식은..

감자 양파 당근에 고기가 들어가야 하는 것이라 여기는

울 나라사람들의 고정관념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살짝 데친 시금치를 접시에 깔고,,

그 위에 양고기 구워 올리고,,

그린카레를 뿌려서 나오는 것도 있고,,

닭고기 덩어리ㄱ와 감자가 통째 들어있는 엘로카레도 있고(이건 내가 별로라고 여기지~? ㅎㅎ)

각종 당근 브로쿨리 꼴리플라워 콩깍지 또 뭐가 있었지.. 각종 야채만 들어있는 베지테리안 커리~

등등,,,

 

아~ 이런날은,,,

베트남식당에서 따뜻한 포보국수가 먹고 싶다.

평일미사 끝나고 우루루 올라가 먹던 그 베트남 국수가 그리운 날이다.

생숙주와 생고기가 올려진 그 진한 국물맛을 느끼고 싶다.

라임 듬뿍 짜 넣고,,

시큼 달콤한 소스도 넣고,, 오늘은 땡초도 한 두개 띄웠다 꺼내고 나서 먹고 싶다.

 

이렇게 가끔 다가오는 그리움으로 몸살을 앓기도 한다.,

이게 나의 현실이다.

 

아니라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괜찮다고 괜찮다고 주문을 걸고 있지만...

못내 놓지 못하는 그곳의 그리움으로 하루 왼종일 우울할 때도 많다.

이렇게 비 오는 날이면 더 그렇다.

 

비를 맞으며,,

저 길 건너에 있는 커피숍에라도 다녀올까?

아마 생각만 할 것 같다.

Fall in coffee 는,,,

비 오는 날 혼자는 참 청승스러울 것 같으니까 말이다.

 

 

비 때문에 내 감정을 일부 드러내고 말았다.

음,,,

비공개 누를까~? 하다가 그냥 올리기로 했다.

이것도 나의 모습이고,,

내 일기에 올라갈 수 있는 내용이기에 말이다.

 

 

비가 너무 많이와서 온통 사고 소식이 있던데...

우리님들은 비피해 없기를...

그리고 비는 내리지만 뽀송하게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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