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다.
바람이 차다.
가디건을 입고 앉았는데도 들어오는 바람엔 속수무책이다.
그렇더라도 창을 닫는 수고는 하고 싶지않다.
왜?
찬 바람이라도 맞아야 정신이 들 것 같아서,,,
월요일이다.
일기를 쓰겠다고 컴을 열었지만...
딴 일에 열중이었다.
일기는 뒷전이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여러개의 브라우저를 열어놓고 기웃 기웃거리고 있는 중이다.
두 어시간 넘게 그냥 흰 백지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내 맘처럼 녀석도 안스러워보인다.
내가 채워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흰 백지..
누군가 이야기를 걸어주길 기다리는..
음악을 듣다 멈칫~거리는,..
글 앞에서 마냥 온순한 양이 되어버리는...
고맙단 얘기대신 도리어 툴툴거리는,,,
하고 싶은 게 많지만 속내를 마냥 감추는...
.
...
.
그런 나와 닮아있다.
두통이 왕림하여,, 나를 놓아주질 않는다.
집착,,,
집착,,,
집착을 놓을 방법은 없는걸까?
진정~
내가 일기쓰기에 집착하고,,
읽기에 집착하고,,
듣기에 집착하고,,
말하기에 집착하고,,,
,.
또,,
또,,,,
이러함에서 벗어날 방법은 진정 없는걸까?
요즘 나의 일기는,,,
고해다.
너무 오랫동안 신앙을 멀리한 댓가?성 글,,,
그러함을 내 글에서 엿본다.
내가 누구인지? 누구였는지?
나의 identity,,
정체성을 찾기를 바라는 날들이 길어지고 있다.
그것을 잃어버려,, 온통 찾고 헤매고 있는 꼴이... 우습다.
보기가 참으로 딱하다.
머리와 마음의 균형을 찾아야 할 것 같은 나날이다.
그렇게 되는 날이 나의 정체성을 찾아 돌아가 앉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럴 것이다.
힘들겠지만 말이다.
무엇을 지켜낸다는 것은 힘든 작업임엔 틀림이 없다...
단, 그 지킴이 상대적이란 것이다.
이젠 어렴풋이나마 알 것도 같은데 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침대가 나를 부른다.
조금 누웠다 다시 시작해야할 것 같다.
머리가 균형을 잃었는지 계속 흔들린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온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음을 다져야 한다고 꾹꾹 누르고 있다.
...
비공개로 글을 올리고 나서,,
바로 누웠다.
약기운이었기도 했겠지만,, 몽롱한 가운데.. 한 시간 남짓 잤나보다.
잘 수 있음에 감사하며,,,
어제 꼬리와 사골을 합작으로 끓여놓은 것을 냉동실에 보관려고 지퍼백에 담고 있는데..
대학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이리 저리 몇 통 전화를 주고 받고,,
만날 시간과 약속을 정하고,,
뭘하지~? 뭘 먹을까? 하는데,, 올케한테서 전화~
어제 만나지 못함에 함께 점심을 먹잖다.
그래서 급히 눈꼽만 떼고 나갔다 왔다.
자판기 커피까지 마시고,,
올케는 학교 수업하러 가고,, 난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 나절 끙끙거리며 쓴 일기를 살펴보니..
어이가 없다.
상황에 맞게 글이 나온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끙~
어이가 없는 일기도 내 손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올리기로 맘을 먹는다.
어젠 엄마와 둘이서 재밋게,, 즐겁게 보냈다.
소꿉장난 하는 아이들 마냥~~
부엌과 마루를 왔다갔다 하면서 말이다.
헤헤
엄마와 얼마나 자주 이럴 수 있을까~? 싶으니까... 싸~~해 온다.
가끔은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가 많은데.. 이럴 때인가 싶다.
감당이 안되는 이런 감정의 기복,,, 말이다.
지난번 분양? 받아 심어둔 선인장~~
물을 자주 주면 안된다고 하여,,화분을 바꾸기로 했다.
나만의 내 정원이 풍성해지고 있다.
더불어 푸르름이 짙어지고 있다.
뿌리가 돋아나는 것을 보니(2주일 만에..) 신기하기 그지없다.
꾸무리 한 날이다.
비가 내릴까?
내리면 좋겠다. 좋겠다~ 하고 주문을 걸고 있다.
늦은 일기지만..
늦어서 일기같지 않고 고해같지만... 등록을 누른다.
남은 시간은 마음이 시키는대로 놓아두자~~
머리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행복하십시오,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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