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는 이야기

자기 멋대로 쓰는 일기다.

리즈hk 2009. 10. 27. 00:16
나는 사랑에 빠진 남녀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생각한다. 몸을 겹치는 순간,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 속삭이면서 나를 잊어버리는 순간, 농담을 하며 웃는 순간. 그 때 우리는 몸도 마음도 하나가 되었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서로의 생각이 교차하고 겹쳐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대체 누가 증명할 수 있을까. 그런 것들은 모두 달콤한 착각이 아닐까. 두 개의 다른 육체가 하나 될 리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서로 사랑한다 해도 결국은 혼자라는 고독을 알아 버린 여자에게, 일심동체 같은 말은 쓴웃음을 짓게 할 뿐이다.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둘이서 보내는 시간 그것뿐이 아닐까. 몇 년 몇 월 며칠의 몇 시 몇 분까지, 둘이 같이 했었다는 사실만이 사랑이 남길 수 있는 증거다. 그 시간에 둘이서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 하나의 사실로 남는다. 그러나 둘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아무도 말할 수 없다.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내가 입밖에 낼 수 있는 것은 그뿐이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늘 자기 멋대로 쓰는 일기다. 그것도 앞 페이지를 자신의 손가락으로 들춰 보지 않는 일기. 사랑의 일기장은 늘 바람에 날려 문득 과거의 페이지를 내 눈앞에 드러낸다. 거기 나열된 문자는 어색하고 애절하게, 내 마음을 아리게 할 만큼 진지하다. 야마다 에이미 / 120% COOOL ♬I Need To Know - Marc Anthony♬ 사랑이란 늘 자기 멋대로 쓰는 일기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마음과는 달리 움직이는 것이기도 하고,, 마음과는 달리 행동하기도 하고,, 처음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설레임으로 다가올 것이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당신과 내가 처음으로 만난 날이 이렇게 떠오르는 이 시간에도 말이다. 잠시 그런 기운속으로 빠져드니 말이다. 당신은 기억조차 하지 못할지도 모를 일에... 이런다. 누군가는 그랬다. 그것을 왜 기억하냐고? 나도 어느 때 부터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데.. 그냥 떠오르는 걸~ 나 역시 어찌할 도리가 없지~ 그냥 받아 안는 것 말고는 말이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는 정말 잊은듯 그냥 지나갔다. 그러나 한참이 지난 어느날~ 꾸깃거려져 있는 메모지 한장에 끄적거려 놓은 것이.. 그 날의 느낌을 무의식 중에 써 놓은 것이었다. 울 블로거님들! 당신과 리즈는 언제 처음 만났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