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생일 축하 한다고 했더니..

리즈hk 2005. 9. 15. 16:29

>귀히되기 전에는 생일을 모르고 지냈다.'는..

>얼마전의 노대통령의 말처럼 생일에 대한 의미를 크게 못느낀다.

>최근에 선언한 건 '생물학적 탄생일에 지나지 않는 생일보다는..

>깨달음을 얻는 날을 생일로 삼고 싶다.

>' 영원히 생일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후배의 축하에 감사드린다.

 

란 글이 댓글로 달렸다.

 

 

 

............

 

 

 

생일 날 아침이면..

생일을 맞이한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이 차려지고..

어김없이 들어야 하는 내 그리운 할머니의 주문..(축문)

그 날 받은 아침의 밥을 다 먹지 않으면 안되었던 고문?같은 시절이 있었다.

 

할머니께서는.. 이렇게 비셨다.

다 기억이 안나지만 요지는 이러했다.

 

`반가히 보시고,, 즐거히 보시고.. .. ..??

우리 누구누구 오늘 생일을 맞이했으니..

늘 건강하게 해 주시고..

밥도 잘먹게 해 주시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고..

친구와도 사이좋게 지내고.. ... ... 등등

 

그 예식이 끝나지 않으면 우린 밥을 먹을 수 없었다.

바쁜 날에는 그것이 짜증이 날 때도 있었다.

그래서 식구들의 생일 날이면 보통보다 일찍 깨우는 바람에..

아침잠을 설쳐야 하는 날이기도 했다.

 

생일 선물을 특별히 받은 기억은 없는데..

이 기억은 확실하게 있다.

손주들을 사랑한 `할머니의 마음`은 아직도 느끼고 있다.

가끔 할머니가 오셔서 그런 주문을 다시 해 주었으면... 할 때도 있다.

 

 

난 생일을 중히 여긴다.

크게 생일상을 차리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지는 않는다.

 

아이들에게도 생일은 중요한 날이며..

이 날이 없으면 넌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날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내 할머니가 우리에게 주었던 그 많은 축원을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이젠 아이들이 `또 그 얘기`한다.

손사레를 치며.. `알고 있어요~`한다.

 

그래도 난 내 할머니의 이야기는 빼놓지 않고 한다..

 

손을 비비며.. 조상님께..

`엄마의 복을,, 삼촌의,, 이모의 복을 빌어주셨다`고..

 

 

이렇게 적다 보니 생각나는 일이 있다..

 

결혼을 해서 사위의 첫생일을 차려주러 오신 엄마에게..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사위가..

조금은 짜증섞인 투로 나에게 한 말이 있다..

 

`생일이 뭐가 중요하다고...`

난 그랬다. `우리집에선 중요한 일이라고..`

 

집안마다 일이 차지하는 부분의 크고 작음이 다르다.

남편은 노통처럼 생일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내왔고..

장모는 그런줄도 모르고 사위 생일상을 차려주러 서울로 왔던 것이다.

 

사는 방법과 관점의 차이였다.

그때는 그렇게 지나 갔었나 보다. 별다른 기억이 없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생일은 중요한 날이라는 것에 대해선..

 

10월5일이 작은 아들 녀석 생일인데..

이번 생일은 `코타키나발루`(CAS WEEk)에 있게 되는 바람에..

지금부터 내 마음이 답답하다..

가기 전에 `생일상을 차려줘야지~~` 하며 나혼자 생각하고 있다..

 

남편은..

`아빠가 따라갈까~?`

`친구들에게, 선생님께 생일파티 해 달라`고 해라 한다..

 

이렇게 본인도 생일을 챙기고 있다.

이렇듯 습관이란 게 무서운? 것이다.

 

 

 

 

다시 위의 글로 올라가서..

 

깨달음에 도달을 한다는 건 부처가 된다는 말인데...

그것은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다.

그러니.. 생물학적 탄생일을 지금이라도 챙기시는 게 좋을 듯 싶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

 

 

 

이 글을 선배님께 보여줄 날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적어본다.

 

내 어릴적 생일 날 아침을 생각나게 해 준 선배님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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