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오늘 가을 편지가

리즈hk 2005. 10. 5. 01:37

왔다..
사실 우체통을 잘 열어 보지 않는다..
아주 가끔 세금 고지서가 나올 때쯤에나 들여다 보거든..
그런데 오늘은 학교갔다 오는 길에..
눈길이 우편함 쪽으로 가는 것이야~~
아마 너의 반가운 가을소식을 받기 위해 그랬지 않았나 싶다.


눈물이 났다..
단풍잎에..
은행잎에..
이름 모를 낙엽에..
잠시 뜨뜻한 무언가를 느꼈다..

숙아!
바로 글 올리지 못해 미안시럽다..
평소와는 달리 내가 하는 일 없이 바빴다. 오늘은..

커텐집 아저씩들이 왔고..
집 입구의 철(쇠)문 땜에 사람이 왔고..
집 방충망 때문에.. 등등..
수리공들과 함께 한나절을 다 보냈네..
내일도 에어컨 땜시 또 온단다.

11월이면 이사를 가야 하는데..
이사 갈려니 넘 귀찮고..
그래서 살면서 불편한 부분 보수해 달라고 요구하니..
내 생활의 리듬이 깨지네..
내일 숙제도 아직 못했는데..
물론 예습은 더 더욱 못했으니...
내일 또 얼마나 버벅거릴까?

그래도 숙이가 보내준 시집과
따뜻한 편지와..
예쁜 낙엽 덕에..
오늘 하루가 감동의 도가니였다.
커텐 색깔 땜에 열만 안 받았다면...... ㅎㅎㅎ
내 이러고 산다..
숙아~~~!!!

고맙다.. 정말로~~

 

 



-2003년 11월10일-

 

 

..............

 

 

친구가 보낸 편지와 시집과 가을 단풍, 은행잎을 받고..

무지 기뻤나 봅니다.

지금 생각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이래서 사는 게 좋은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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