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18-10-05 사랑의 선교회^^!

리즈hk 2005. 10. 18. 21:09

8시에 집을 나섰다.

 

아파트 앞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다시 KCR(Kowloon China Railway)로 갈아타고..

다시 지하철로 갈아타서 레지오 단원들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 도착을 했다.

도착을 하고 보니 약속시간 보다 10분이나 남아있었다.

 

첫 나들이?라 많이 걱정이 되었다.

여기까지 오는 길 내내 묵주기도를 하며..

 

`오늘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잘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빌었다.

(뭘 하는지에 대해 물어도 알려 주지 않았다)

 

단원들과 만나..

10분 남짓을 걸어서 도착한 곳이..

 `사랑의 선교회`란다.

마더데레사의 그 사랑의 선교회..

아주 허름한 건물 이층이었다(여기선 1층이다)

 

수녀님들과 일을 함에 앞서..

함께 기도를 드렸다.

 

나는 맘 속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그냥 `잘 하게 해 달라`고 또 기도를 드렸다.

 

다른 분들은 이미 경험이 있어 별로 긴장하지 않아 보였다.

나만 동동거리는 것 같았다.

무엇이나 처음하면 긴장을 하기 마련이라며 나를 달랬다.

 

 

`걸인봉사`

 

오늘 내가 처음으로 맡은 임무다.

 

수녀님들께서 정성껏 준비한 따뜻한 도시락이 담긴 가방을 끌고..

수녀님과 함께 우리 일행은 이층 버스에 올랐다.

 

`침샤쵸이 스타페리` 앞에서 내렸다.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 앞으로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얼른 가방을 열고 도시락을 나누어 준다.

 

난 아직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옆에서 이방인처럼 구경?만 하고 있다.

 

이리저리 다니며 수녀님의 지시로 도시락이 나누어진다.

 

수녀님께서 자고 있는 사람을 깨워서 물어본다.

도시락을 받겠다고 하는 것 같다.

처음 보는 사람에 도시락을 건네면..

가끔 받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대충 그 자리에선 나누어 줄 사람에게 전달이 되었나 보다..

그런데..

수녀님께서 더 둘러 보고 오신다고 잠깐 기다리라고 한다..

 

10여분 만에 돌아온 수녀님과..

얼마전에 `홍콩이야기`에 올려 놓은 스타페리를 탔다.(방향은 다르지만..)

 

가장 낮은 자세로.. 가장 청빈함으로 사시는 분들이라..

배의 아랫칸으로 탔다.(이 아랫칸이 윗칸보다 요금이 싸다)

 

기름냄새에 머리가 아파온다.

배를 타는 건 정말로 잼병인 나..

갑자기 도시락 나누어 줄 걱정보다.. 멀미할 걱정에 더 겁이난다.

 

그래도 뭐~ 대수랴~

늘 그렇게 사는 분들도 계신데...

잠깐 나의 사치?스러운 생각을 반성하는 동안 배가 도착했다는 신호가 들린다.

 

배가 부두에 닿자마자 바로 짐을 들고 내렸다.

배를 타고 구룡반도에서 홍콩섬으로 온 것이다.

 

`센츄럴 스타페리`에 도착을 했다..

 

도시락을 받겠다고 오는 분들이 있다..

이제 용감하게 가방을 열고 도시락을 나눠드린다..

 

`고맙다` `고맙다` 를 계속해서 한다.

나도 고맙다.

왠지 모르겠지만 나도 고마웠다.

 

또 자리를 옮겨야 한다고 했다.

이젠 전차(땡땡이)를 탄다.

얼마전에 올려 놓은 사진에서 땡땡이를 보았으리라..

 

사람이 많아서 무지 복잡했다..

한참을 타고 도착한 곳이..

`완차이`이다.

 

땡땡이에서 내려..

건널목을 건너니..

수녀님의 일행을 기다리는 줄이 있었다.

 

한 분 한 분께 도시락을 전해 드렸다.

도시락은 금방 동이 나 버렸다.

물론 수녀님들께서 적당한 갯수를 준비하셨겠지만..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오신 분께.. `모아~~(없어요)` 한 게 내내 맘이 아프다.

 

두 분의 수녀님과 4명의 레지오 단원이..

길에 서서 기도를 드렸다.

 

시작할 때는 수녀원에서 수녀님께서 기도를 드렸고..

마칠 때는 우리를 보고 기도를 하라고 하신다.

 

`주모경`을 외고.. 감사의 인사를 나눈 뒤..

수녀님과 다음 주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물론 다음 주엔 내가 당번이 아니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봉사는 한정이 되어있고..

봉사할 사람은 많다.

그래서 주 별로.. 월별로.. 격월로 나누어 봉사한다..

 

이 일을 끝내고 나니..

`걸인봉사`라고 하기에.. 많은 걱정을 한 내가 참으로 부끄러웠다.

 

그들과 함께 사는 분도 계시는데..

매일을 그 여정(버스.. 배.. 전차를 타고..)으로 다니시는 수녀님도 계시는데..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불평을 하며 지내왔는지?에 대해서도 오늘 많은 반성을 했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기름 냄새나는 아랫칸 페리를 타면서 잠깐의 투덜거림..

복잡한 땡땡이를 타면서 나온 한 숨.. 

.

.

 

 

2시간 남짓의 여정이 나에게 참 많은 것을 던져 주었다.

`마더데레사수녀님`의 온화한 미소가 떠 오른다.

 

세상엔 소금인 사람이 참 많다.

소금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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