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새은이를 위해 우리는 함께 기도를 했다.
기도의 덕인지 몰라도 아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그래서 열심히 새은이를 위해 기도해 준 분들께 점심이라도 함께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오늘 15명의 단원중에 8명이 새은이와 새은엄마와 함께 식사를 했다.
새은엄마는 그동안 이야기에 굶주린?사람처럼 연신 얘기에 열을 올렸다.
밥도 먹는 둥 마는둥 하며..
열심히 얘기를 했다.
아이가 아팠을 때.. 힘들었던 일..
남편의 자상함에 대해..
또 남편의 응석?(아이가 아프니 주말마다 내내 집에 있는 게 답답하여 투정을..)에 대해 얘기했다.
새은이 엄마의 얘기를 들으며..
아주 잊어 버리고 있었던 큰아들 성집이의 어릴 적이 생각이 났다.
참 무심도 하지..
지금 건강하다고.. 깡그리 잊어 버리고 있었다.
나의 아들 성집이는 그냥 보아서는 아주 튼튼한 아이였다.
우유도 잘 먹고.. 이유식도 아주 잘 하고 있는 아이로만 보였다.
그러나 사정은 달랐다.
잘 먹지도 않고,, 밤엔 잘 자지도 않은 아주 나쁜?아들이었다.
먹지 않고도 그렇게 무럭 무럭 자란 것을 보면 집안 내력을 무시를 못하는 것 같다.
녀석은 집을 나가면 아무것도 먹지를 않는 요상한 녀석이었고...
잦은 병치레로 병원 문턱이 닿도록 다녔다.
집 앞 소아과에선 2주만에 나타난 녀석에게 `오랫만이네~` 할 정도였다.
열, 목감기를 달고 산 녀석..
남편 친구의 딸 돌잔치에 가서(녀석은 13개월)..
밖에 나오면 먹지 않는 녀석인데.. 그 날따라.. 주는대로 받아먹더니..
먹었던 것 다 토해내고는..
기진맥진 해 버린 널 안고 병원으로 갔던..
아빠가 차 키를 꼽아 시동을 걸 수 없을 정도로 놀라고 긴장해..
아빠친구가 대신 운전을 했던.. 그 일..
돌잔치집을 썰렁하게 되어버렸을 것 같아 미안했던 일...
그 후로..
두 번이나 더 `열경기`로 엄마와 아빠를 놀라게 했고..
그 때문에 뇌파감사를 세 번이나 했었다.
열이 높아 일어난 일이므로 열만 내리면 문제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조카(성집)가 자주 경기를 하는 통에 `엄마가 어릴 때 혹시 경기를 하지 않았나?` 하고..
의사인 고모/고모부가 나에게 물었는데..
난 `그런 거 모른다`고 오리발을 내밀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어릴 때 자주 고열로 경기를 했다고 했다..(친정엄마 진술)
우~~ 부끄^^
16개월 때..
긴 감기 끝에, 후두염으로 발전.. 결국 일주일 입원..
39~40도 고열에..
호흡곤란까지와서 산소마스크는 쓸 수 없는 나이라..
침대 전체를 뒤덮는 산소텐트를 치고 그곳에서 일주일을 살았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떨리고 아찔하다..
의사샘이 널 데리고 처치실에 들어가면..
안에선 문 잠그고.. 밖에선 문고리 잡고..
안에서 녀석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 밖에선 나의 울음소리..
아이가 움직이니 주사바늘 꽂을 곳을 못찾아..(고대병원의사들은 다 돌팔이.. 했었다)
그 지옥 같은 30여분이 지나고 나면 둘 다 땀으로 범벅..
하루에도 몇 번씩 주사 바늘이 빠져 그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그 때가..
그래서 너의 작은 팔이 퍼렇게 멍이들어가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무너진다..
너가 태어나고 3년10개월 만에 태어난 네 동생 성욱이..
혼자 독차지 하던 사랑을 동생에게 나눠?주기가 힘들었던지..
넌 폐렴으로 또 한차례 엄마, 아빠를 힘들게 했지..
그 쾡했던 유난히 크고 맑았던 네 눈을 엄마는 잊지못한다.
그 때를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지금은 아주 잘 자란 대학생이 되어있는 널 생각하니 가슴이 훈훈해온다..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얼마나 감사한지...
키 190에.. 건강한 남자로 커 준 네가 얼마나 대견하고 힘이 되는지 넌 모를꺼다..
이렇게 쓰다보니..
네 생일이 한 달도 안 남았구나..
다음 주말이면 네 축일이구나..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축일이~
선물을 준비해야겠다.
뭘로 준비해서 네게 보내나~?
너 뭘 원해~? 아들아!
이렇듯 잊고 있던 일들이 이렇게 생각나면..
생각이 봇물 터지듯 한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이럴 마음이 아니었는데..
삶은 또 이런 것인가 보다..
우리 둘째 성욱은 큰녀석에 비하면 그냥 자란 셈이다..
먹지 않아 고생은 했지만..
우유를 먹고나면 분수처럼 뿜어내는 통에 힘이 들었지만..
그것말고는,.,
참.. 성욱이가 4살때..
피아노에 머리를 부딪쳐 머리에서 피가 철철?? 나서..
슬리퍼 신고 앞치마 두른 채..
무단횡단까지 해가며 병원으로 내 달렸던..
널 어떻게 안고 뛰었는지?
그 힘이 어디서 났는지~?
지금도 풀수 없는 수수께끼같은 일이다.
다행이 깁지는 않고 `특수 플라스틱밴드`로 치료를 했던 기억이 난다.
별로.. 아무일 없었다고 생각 했었는데..
기억을 더듬으니..이렇게 하나씩 나온다..
ㅎㅎ
지금에사 `ㅎㅎ` 하고 웃음이, 미소가 지어지지만..
그때는 말도 못할 고통이었고,, 놀라움이었다..
그 마음을 니들이 알까~?
어린 아이를 보면 그래서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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