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가 죽었다.
내 집에 함께 기거한지 거의 두 달 남짓 되었나 보다.
정말 살아있는 생물을 키운다는 게 싫었지만..
어린 대녀가 주고 간 거라 잘 키우고 싶었는데..
다음에 만나면 아직 잘 크고 있다고 얘기를 전해주고 싶었는데..
그래서 아침마다 사랑한다고 말하며 애교까지 떨곤 했는데..
햄스터는 나의 마음과는 달리 그렇게 어느 날 아침 우리 곁을 떠났다.
난 불쌍하고 아쉬운 마음보다는 죽었다는 사실에 아이들이 받을 충격이 무섭고 싫어..
얼른 봉투에 담아서 버리기로 하고..
그래야 한다고 아들에게 윽박지르며 내 뜻대로 하고 말았다.
또 그 날이 아이의 시험날이라 혹시하는 불안감으로 더욱 큰소리로 나의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신경쓰지 말고 마무리 공부를 하라며 방으로 내몰았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이는 시험을 잘 보았다고 했고, 나는 안심을 했다.
`내 생각만 한 것일까~?`
후회도 해 보았지만 이미 때는 지나 있었고..
다만 나의 아이들이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보지 않는 것 만으로도 난 다행이라 여겼다.
가끔 빈 집을 볼때마다 햄스터가 생각이 났지만 이내 지워버리려 노력했다.
이틀이 지났다.
빈 햄스터의 집이 정리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먹이그릇, 물통 그리고 평소에 못 보던 게 보였다.
유심히 들여다 보니~
하드 막대로 만든 십자가..
언제 죽었노라고 쓰여진 종이로 만든 묘비..
종이로 만든 탁자위에는 평소에 잘 먹던 해바라기 씨 두 알..
부끄러웠다.
단지 아이들이 상처받을까봐 죽은 햄스터는 조금도 생각 안했는데..
아이보다 좁은 소견으로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나 자신을 한 번 돌이켜 보게 되었다.
아이들 앞에선 찬물도 마시지 말라던 말씀은 이제 사라져야 하나~?
내가 거울이 되고 있는 게 아니라 도리어 나의 거울이 되고 있는 아들이 대견스럽고..
그런 마음을 쓸 줄 아는 아들을 가졌음이 흐뭇하고 좋았다.
또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그 감정을 들킬세라~
도리어 큰 소리로 `오늘 할 일 시작해!` 하며 다시 제 방으로 몰아 넣었다.
세속에 시달리고 물질문명에 노예가 되어 좀체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없다가..
가뭄 끝에 내린 한줄기 시원한 소나가 같다고 할까~?
내 아들이 이런 예쁜 맘을 가지고 있다는 걸 감사 드리고 싶다.
한가지 그런 여린 마음으로 이 어려운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걱정도 되면서..
허나 `도와주시겠지~` 하는 굳은 마음으로 다져본다.
내아들 성집이 화이팅!!!
...........
그 전에 거북이?가 죽었을 때..
화단에 묻어주고 십자가 세워놓고..
비가오면 달려가서 확인하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도 뛰어가 확인하고..
또 그런 상황이 벌어질까봐 지레 겁을 먹고 내 독단으로 처리했는데..
도리어 아이는 그것이 더 상처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많이 안아주고 칭찬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말을 키우는 님의 블로그에서 글을 읽다가..
문득 그 때의 일이 생각나 일기장 뒤적거려 이렇게 올려 봅니다.
그 아이가 지금은 대학1년생이랍니다.
~~~~~~~
Life Itself let you know (인생이란) / Anthony Quinn & Charlie
Charlie : Are dreams just things that live inside you
Or do these dreams sometimes come true
And do the grown-ups have them too.
(꿈이란 맘속에 고이 간직하라고만 있는 건가요
아니면 실제 실현될 수도 있나요
그리고 어른들도 꿈을 간직하고 있나요)
Anthony : Oh. yes, my son, but you are just at the beginning
Just follow your dreams wherever they go
And life itself will let you know
(아들아 너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이란다.
꿈이 너를 어디로 인도하든 끝까지 쫓아라.
그러다 보면 인생이 스스로 너에게 해답을 줄 것이다)
Charlie : And who will show me all the answers?
Will someone help me understand
What will I be when I'm a man.
(누가 저에게 대답을 해줄까요
누가 나를 이해시켜 줄 건가요
내가 커서 무엇이 될런지)
Anthony : That no one can tell.
Tomorrow is a wishing well
You've gotta live each moment everyday.
(그건 누구도 알수 없단다.
미래란 소망을 비는 샘과 같아서
그저 매일 매순간을 소중하게 살아가면 된단다)
Charlie : If I stumble and fall.
Please be there when I call
Will you give me your hand and show me the way
(제가 걸려 넘어질 때
제가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시겠어요
구원의 손을 내밀고 저를 인도해 주시겠어요)
Anthony : My son, you are just at the beginning
Just follow your dreams wherever they go
And life itself will let you know
(아들아 너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이란다.
꿈이 너를 어디로 인도하든 끝까지 쫓아라.
그러면 인생이 스스로 너를 인도해 줄 것이다)
Anthony : Just think, Be what you like
Reach out, reach out and take a star
And I'll be with you constantly.
(상상해 봐. 네가 무엇이 되고 싶은 지를
팔을 뻗고 별을 붙잡아 봐
내가 항상 너의 옆을 지키고 있을테니까)
Charlie : I will hold my hand tall,
I'll touch the sky
You'll always be here with me.
(팔을 멀리 내뻗어서
하늘을 붙잡겠어요.
당신은 항상 내곁에 있어 주실 거죠)
Charlie : I know I'm just at the beginning
(저도 이제 시작이라는 걸 알아요)
Anthony : My son, my life is almost over
(아들아, 내 인생은 거의 끝나가고 있단다)
Charlie : I'll follow my dreams wherever they go
(꿈이 나를 어디로 인도하든 끝까지 쫓겠어요)
Anthony : And yours has just begun
(너의 인생은 겨우 시작된 거야)
Charlie : And life itself will let me know
(그러다보면 인생이 제에게 해답을 주겠지요)
Anthony : Just remember, my son I love you
(아들아, 널 사랑한다는 것을 기억해 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