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와 W에게

1999년 6월12일 햄스터가 죽었다

리즈hk 2005. 12. 10. 10:35
햄스터가 죽었다. 내 집에 함께 기거한지 거의 두 달 남짓 되었나 보다. 정말 살아있는 생물을 키운다는 게 싫었지만.. 어린 대녀가 주고 간 거라 잘 키우고 싶었는데.. 다음에 만나면 아직 잘 크고 있다고 얘기를 전해주고 싶었는데.. 그래서 아침마다 사랑한다고 말하며 애교까지 떨곤 했는데.. 햄스터는 나의 마음과는 달리 그렇게 어느 날 아침 우리 곁을 떠났다. 난 불쌍하고 아쉬운 마음보다는 죽었다는 사실에 아이들이 받을 충격이 무섭고 싫어.. 얼른 봉투에 담아서 버리기로 하고.. 그래야 한다고 아들에게 윽박지르며 내 뜻대로 하고 말았다. 또 그 날이 아이의 시험날이라 혹시하는 불안감으로 더욱 큰소리로 나의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신경쓰지 말고 마무리 공부를 하라며 방으로 내몰았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이는 시험을 잘 보았다고 했고, 나는 안심을 했다. `내 생각만 한 것일까~?` 후회도 해 보았지만 이미 때는 지나 있었고.. 다만 나의 아이들이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보지 않는 것 만으로도 난 다행이라 여겼다. 가끔 빈 집을 볼때마다 햄스터가 생각이 났지만 이내 지워버리려 노력했다. 이틀이 지났다. 빈 햄스터의 집이 정리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먹이그릇, 물통 그리고 평소에 못 보던 게 보였다. 유심히 들여다 보니~ 하드 막대로 만든 십자가.. 언제 죽었노라고 쓰여진 종이로 만든 묘비.. 종이로 만든 탁자위에는 평소에 잘 먹던 해바라기 씨 두 알.. 부끄러웠다. 단지 아이들이 상처받을까봐 죽은 햄스터는 조금도 생각 안했는데.. 아이보다 좁은 소견으로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나 자신을 한 번 돌이켜 보게 되었다. 아이들 앞에선 찬물도 마시지 말라던 말씀은 이제 사라져야 하나~? 내가 거울이 되고 있는 게 아니라 도리어 나의 거울이 되고 있는 아들이 대견스럽고.. 그런 마음을 쓸 줄 아는 아들을 가졌음이 흐뭇하고 좋았다. 또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그 감정을 들킬세라~ 도리어 큰 소리로 `오늘 할 일 시작해!` 하며 다시 제 방으로 몰아 넣었다. 세속에 시달리고 물질문명에 노예가 되어 좀체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없다가.. 가뭄 끝에 내린 한줄기 시원한 소나가 같다고 할까~? 내 아들이 이런 예쁜 맘을 가지고 있다는 걸 감사 드리고 싶다. 한가지 그런 여린 마음으로 이 어려운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걱정도 되면서.. 허나 `도와주시겠지~` 하는 굳은 마음으로 다져본다. 내아들 성집이 화이팅!!! ........... 그 전에 거북이?가 죽었을 때.. 화단에 묻어주고 십자가 세워놓고.. 비가오면 달려가서 확인하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도 뛰어가 확인하고.. 또 그런 상황이 벌어질까봐 지레 겁을 먹고 내 독단으로 처리했는데.. 도리어 아이는 그것이 더 상처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많이 안아주고 칭찬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말을 키우는 님의 블로그에서 글을 읽다가.. 문득 그 때의 일이 생각나 일기장 뒤적거려 이렇게 올려 봅니다. 그 아이가 지금은 대학1년생이랍니다. ~~~~~~~ Life Itself let you know (인생이란) / Anthony Quinn & Charlie
          Charlie : Are dreams just things that live inside you Or do these dreams sometimes come true And do the grown-ups have them too. (꿈이란 맘속에 고이 간직하라고만 있는 건가요 아니면 실제 실현될 수도 있나요 그리고 어른들도 꿈을 간직하고 있나요) Anthony : Oh. yes, my son, but you are just at the beginning Just follow your dreams wherever they go And life itself will let you know (아들아 너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이란다. 꿈이 너를 어디로 인도하든 끝까지 쫓아라. 그러다 보면 인생이 스스로 너에게 해답을 줄 것이다) Charlie : And who will show me all the answers? Will someone help me understand What will I be when I'm a man. (누가 저에게 대답을 해줄까요 누가 나를 이해시켜 줄 건가요 내가 커서 무엇이 될런지) Anthony : That no one can tell. Tomorrow is a wishing well You've gotta live each moment everyday. (그건 누구도 알수 없단다. 미래란 소망을 비는 샘과 같아서 그저 매일 매순간을 소중하게 살아가면 된단다) Charlie : If I stumble and fall. Please be there when I call Will you give me your hand and show me the way (제가 걸려 넘어질 때 제가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시겠어요 구원의 손을 내밀고 저를 인도해 주시겠어요) Anthony : My son, you are just at the beginning Just follow your dreams wherever they go And life itself will let you know (아들아 너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이란다. 꿈이 너를 어디로 인도하든 끝까지 쫓아라. 그러면 인생이 스스로 너를 인도해 줄 것이다) Anthony : Just think, Be what you like Reach out, reach out and take a star And I'll be with you constantly. (상상해 봐. 네가 무엇이 되고 싶은 지를 팔을 뻗고 별을 붙잡아 봐 내가 항상 너의 옆을 지키고 있을테니까) Charlie : I will hold my hand tall, I'll touch the sky You'll always be here with me. (팔을 멀리 내뻗어서 하늘을 붙잡겠어요. 당신은 항상 내곁에 있어 주실 거죠) Charlie : I know I'm just at the beginning (저도 이제 시작이라는 걸 알아요) Anthony : My son, my life is almost over (아들아, 내 인생은 거의 끝나가고 있단다) Charlie : I'll follow my dreams wherever they go (꿈이 나를 어디로 인도하든 끝까지 쫓겠어요) Anthony : And yours has just begun (너의 인생은 겨우 시작된 거야) Charlie : And life itself will let me know (그러다보면 인생이 제에게 해답을 주겠지요) Anthony : Just remember, my son I love you (아들아, 널 사랑한다는 것을 기억해 두렴)

'J와 W에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12-05 축구관전^^  (0) 2005.12.17
13-12-05 생일인데...  (0) 2005.12.14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야~ 축하해^^!  (0) 2005.12.03
`병치레`란 제목의 글을 쓰고..  (0) 2005.11.24
병치레^^*  (0) 200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