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10-09-05 추석이 다가오니..

리즈hk 2005. 9. 10. 15:19

손톱이 길게 자랐습니다.

깍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보셨으면 벌써 제 손을 당신 앞으로 끌어 당겼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손톱 밑이 아플만큼 깍아 놓으셨을 겁니다.

그래서 아버지 앞에 앉을때는 꼭 주먹을 쥐곤했습니다.

 

손톱 밑이 아파도 좋으니..

손톱 건강에 안좋은 메니큐어를 발랐다고 꾸지람을 해도 좋으니..

제 손톱을 깍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추석이 다가오네요..

고향으로 가는 열차표를 예매한다느니..

성묘를 간다느니.. 하네요..

 

전 할 일이 없습니다.

그냥 이렇게 멀리서 먼 산만 바라볼 뿐입니다.

 

 

지난 여름 아버지를 뵙고 왔습니다.

무성하게 자란 풀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아버지 큰아들이 추석 전에 벌초할꺼니까 걱정 말라고 누나를 위로했었습니다.

손자들이 이젠 아버지보다 더 자라.. 아버지를 업어 드릴수도 있는데......

 

 

추석에 아버지를 뵈러 갈 수 없어도..

아버지 막내딸이..

아버지 생각 많이 한다는 거 아시죠~?

그거 잊으심 안돼요~!!

 

 

 

명절이 다가오니..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엄마는 더 하시겠지요..

오늘은 엄마에게 전화라도 드려야겠습니다..

 

 

 

.................................

 

 

전화를 드렸습니다.

벌초를 다녀왔다고 했습니다..

두 아들과 함께..

기분이 좋습니다.

 

 

아버지~!

벌초를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도 시원하시죠~?

가을 바람 느끼고 계시죠~?

아들들의 손길도 느끼셨죠~?

물론.. 제일 보고 싶을 엄마모습도 보셨죠~?

엄마의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도 보셨죠~?

 

아주 아주 씩씩하게 지내시고 계시니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아버지..

 

아버지께서 좋으실 것 생각하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올 명절은 덜 아플 것 같습니다.

올 명절은 덜 외로울 것 같습니다.

올 명절은 잘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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