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앓고 났더니..
내 머리는 예전의 머리가 아니게 흔들거린다.
그래도 아들을 데리러 공항엘 가야하니.. 정신을 추스린다.
인터넷을 통해 우선 도착 시간을 확인해 본다.
14시46분 이라고 나온다..
14시에 출발을 한다는 게 좀 늦어졌다.
80키로, 70키로, 110키로..
이렇게 길따라 속도를 달리하며 공항에 도착했다.
평소보다 시간이 좀 더 많이 걸린 것 같다. 힘이 없어서였을까~?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14시45분이다.
공항 안내판을 확인해 보니..
14시 36분에 gate에 도착했다고 나온다.. 헐~
어제 혹시나 하고 핸드폰에 메세지를 남겨 놓았는데..(마중을 못 갈지도 모르니 알아서 하라는...)
그것을 듣고 친구랑 같이 갔으면 어쩌나 불안감에 전화를 해 본다.
통관을 해서 짐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한참만에 친구들과 어울려 나오는 아들을 보며 왜 그리 반가운지..?
여자애들은 엄마와 끌어안고 야단인데..
이 녀석은 아주 덤덤하다..(집에 와서 그 핑계로 한번 안아주었다)
무사히 `키나발루산`(4000M) 등정에 성공했다고 했다.
30명중 5명이 낙오를 했다고 했다.
함께 갔던 학생들 중에.. 가장 덩치가 큰 형이 낙오를 한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4명의 여자 애들은 토하며.. 등정을 포기했다고..
결국 한 여자아이 가방까지 책임져야 해서 내려올 때도 힘들었다고 했다.
장하다고 칭찬해 주었다.
오를 때는 너무 힘이 들었는데...
올라서니 너무 황홀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그런데 다시는 안 오르고 싶다고..(힘이 들어서) 했다.
지금은 다리가 아파서 계단 오르기가 힘이 든다고 했다.
일주일만에 돌아온 녀석이 가지고 온 것은 젖은 빨래들..
흙이 묻은 등산화..
물에 흠뻑 젖은(레프팅 하느라) 운동화..
그리고 본인이 올랐던 키나발루산의 모습이 담긴 엽서 몇 장..
한 녀석의 존재가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할 줄이야~~
아팠던 관계로 겨우 밥해서 먹였는데.. 맛있게 먹어주니 너무 고맙다.
오랫만에 사람이 사는 것 같다.
나도 덕분에 좀 먹었다.
먹을 힘조차 없었는데...
사람은 함께 살아야 함을 또 절실히 느낀 하루였다.
아들아~~
건강하게 그을린 네 얼굴을 보니 엄마는 너무 좋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