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을 비운 사이..
우체부가 다녀갔다는 쪽지를 우체통에서 보았다.
내 이름이 제대로 적힌 게 아니고 닉네임으로 적혀 있는 걸로 보아서..
아~ `그녀에게서 왔구나.`하고 짐작을 했다.
반가움과 설레임이 몰려왔다.
카페를 통해 인사를 나누고..
정을 나누고..
교감을 나눈지 오래되었지만..
그렇게 정이 든 사이지만..
생면부지의 나에게 선물을 보낸다는 게 어디 쉬운일인가~?
그러나..
그것이 나에게 도착했다는 물증이 있다.
지금 내 손에..
오늘 아침..
부랴부랴 준비해서.. 우체국으로 갔다.
무슨 착오가 있는지 5여분을 기다리게 한다.
슬슬 걱정이 된다.
그새 사라진 걸까~?
한참이 지난 후에야 우체국직원이 내가 받을 우편물을 들고 나온다.
ID카드(우리나라 주민등록증)를 보여 달란다.
헉~
늘 있는 일이지만 순간 당황이 되었다.
ID카드에 적힌 이름과 우편물에 적힌 이름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우체국 직원도 나도 난감해 한다.
이럴 때 일수록 재치있게 넘어가야 한다..
머리속에선 이미 몇 가지 이유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우체국직원이 `향수가 누구냐?`고 한다..
나의 대답은 `나다`였다.
`나의 닉네임이고.. 내 친구가 날 이렇게 부른다`고 했다.
계속 미심쩍어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엔 그냥 주는데.. 다음엔 이러지 마라..
그리고 그 친구한테 꼭 너의 이름을 제대로 써서 보내라고 얘기하란다`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고맙다`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내 이름과 ID번호와 함께 싸인을 해 주고 우편물을 받았다.
휴~~~~~~~~~~
버스를 타고..
뒷자리에 앉아 차근히 우편물을 뜯었다.
또 하나의 봉투가 나왔다.
살며시 뜯었다.
아주 고운 가을하늘 색깔의 스카프와~
은행잎 색깔의 손수건과 함께
단풍잎 색깔의 한지에다 적은 짧은 글귀가 나를 또 감동시킨다.
"향수"
너무 늦었지?
춥지 않게 목에 감고 다녀
건강하게 잘지내
채운
2005.11.11
다시 고이 접어 가방에 넣었다.
훅~ 하고 가슴이 더워짐을 느꼈다.
고마워~ 채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