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이야기

바람이 붑니다.

리즈hk 2006. 9. 10. 23:55

 

밤에 하늘을 볼 수 있는 여유~를 누리며..

오늘도 걸었다.

 

늘 똑같은 곳을 뱅뱅 도는 거라 좀 지루하긴 하지만..

구간 구간 만나지는 상황은 다르다.

개들이란 개는 다 나오니까..

 

내 팔자나 개들 팔자나 똑같다.

걷는 것.. 즉, 산책~ ㅎㅎ

 

 

오늘은 걸으면서 희안한 생각을 했다.

 

걷다보면 길이나 화단이나 벽에 붙어 기어다니는..

주먹만한 달팽이가 아주 많이 눈에 띈다. 요즘~

 

그래서 고작 한다는 생각이.. 이랬다.

 

`내가 달팽이가 되어 걷고 있는 사람의 발에 밟혔다.`

 

어떨까~?

기분이..

 

`기분이 어떨까?`가 아니라 죽는거다.

그 자리에서..

 

사람은 그저 한번 밟혀서 죽지는 않는데..

그러다 문득~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꼭 발로 밟아야 밟는건가~?

 

말로도 밟을 수도 있고..

무언의 폭력으로도 밟을 수가 있다.

 

아~ 그렇구나..

 

달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다.. 어서 발밑을 본다.

 

혹 그 사이 내 발 밑으로 들어온 녀석이 있을까~?하고..

내내 땅을 보고 걷는다.

 

다행인지 아직 그런 불상사는 없었다.

작년에도.. 지난 봄에도..

앞으로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한다.

 

난 혹시 그런 무자비한 일을 행하고 살아오지 않았나~?

반성해본다.

 

내 뜻과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혹 뒤에서 궁시렁거린 적은 없는가?

내가 할 일이 아니라고 뒤로 물러나 뒷짐지고 있지는 않았나?

의도적으로 사람을 피하거나 무시한 적은 없는가?

..

..

 

참 많은 일이 있었을텐데.. 히~

 

내가 잘못한 일은 금방 잊는다.

그리고 다른사람이 잘못한 일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그것이 사람이다.

사람이니까.. 그런거다.

 

그런데 좀 다른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빌었다.

 

 

1시간 남짓을 걸으며 땀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돌아왔다.

햐~ 이런 날도 있구나~

9월에...

 

 

내일은 좀 더 건설적인 생각을 하도록 하자..

 

 

시원하게 샤워하고 자면 잠도 잘 올것 같다.

조금 두꺼운 이불을 곁에 두고 자야겠다.

 

사람 마음이 이리 간사한게야~

 

오늘은 에어컨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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