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윤동주 길 잃어버렸읍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 시 이야기 2006.04.05
우울한 샹송^^* 우울한 샹송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 시 이야기 2006.04.04
자화상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서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엷어집니다 도.. 시 이야기 2006.04.03
꽃과 호수 그리고 얼굴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시 이야기 2006.04.02
행복한 기다림 "행복한 기다림" 詩 이해인 뿌연 안개가 하늘로 올라가는 새벽 초록빛으로 덮인 들길에 서서 행여 찾아올지도 모르는 그대를 기다립니다 혹시 내가 보고싶어 이곳을 찾아 올지도 모르는 그대를 기다린다는 것은 설레임과 행복한 기다림입니다 그 자리에 서서 먼 하늘을 바라보며 그리움으로 밀려오는.. 시 이야기 2006.01.11
나의 家族 / 김수영 나의 家族 김수영 고색이 창연한 우리집에도 어느덧 물결과 바람이 신선한 기운을 가지고 쏟아져 들어왔다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아침이면 눈을 부비고 나가서 저녁에 들어올 때마다 먼지처럼 인색하게 묻혀가지고 들어온 것 얼마나 장구한 세월이 흘러갔던가 파도처럼 옆으로 혹은 세대를 가리키는.. 시 이야기 2005.12.19
때로는 너무 슬프다 / 용혜원 때로는 너무 슬프다 친구야! 고독이 저며오는 밤이 오면 무슨 생각을 하나 외로움에 가슴이 조여오면 무슨 생각을 하나 뚜렷하게 슬픈 일도 없는데 눈물이 쏟아지려 할 때 어떻게 하나 누군가 만나고 싶은데 깊은 밤이 되어버렸고 누군가 보고 싶은데 모두 잠든 밤이 되어버렸을 때 너는 무엇을 하나 .. 시 이야기 2005.12.13
가을에 비가 오는 까닭은 가을에 비가 오는 까닭은 가을에 비가 오는 까닭은 님의 얼굴 잊지말라는 뜻입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나를 향해 있을 님의 눈에는 보고픔이 하나 가득 눈물이 되어 이렇게 하늘 구름 따라 내 앞에서 내리기 때문입니다. 가을에 비가 오는 까닭은 님의 목소리 잊지말라는 뜻입니다. 귀에는 들리지 .. 시 이야기 2005.10.08
얼룩진 사랑 얼룩진 사랑 전 혜 령 빠르게 퇴색 되어가는 지난 날 발자국 미운 기억으로 미련조차 남기지 않고 멀어져간 사랑 영원한 것도 진실도 무너져 버린 빛바래 얼룩진 사랑 추억의 책장 속에 포장하여 곱게 간직하려 핑크 빛 리본으로 그대 이름 붙여 소중하게 간직하렵니다 내 삶의 흔적이기에... 소슬 바.. 시 이야기 200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