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와 W에게

유아방에서^^*

리즈hk 2007. 5. 21. 11:58

울 아들 녀석이 어렸을때~

그러니까.. 둘째 성욱이는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 일이다.

리즈의 배속에서 쑥쑥자라고 있을 때였다.

 

주일미사엘 가면 입구 문 앞쪽으로 유아방이 있었다.

그 방은 늘 사람으로 넘쳐났다.

 

아이들을 위한 방이라지만..

늘 늦게 온 사람들이 죽치게? 되는 그런 방이기도 했다.

 

지난 주 울 심님께서..

유아방이라고 칭해 놓은 곳은 늦게 온 사람들이 앉는 곳이 아니라는 말씀으로 인해..

울 아들의 어릴 적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오늘 모 신부님의 인터넷 강론을 읽으니..

유아방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유아방이 왜 있어야 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였다.

성당안에서 자라면서 자연히 성당과 가까워지고..

그래서 지금 신부까지 되어있지 않느냐고..

 

우는 아이들 방이라고 따로 만들 이유가 어디 있느냐는 말씀이셨다.

 

그래서 더욱 그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데레사님 방엘 가니 은솔이가 유아방에 있는 모습까지 보게 되었다.

 

그래서 바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3살짜리 아이가 무엇을 알았겠는가?

단지 어린아이라는 이유로 좁디 좁은 창으로 막힌 그 방에서 미사를 드려야 하는 고충은..

들어가서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르리라~

 

한국에 있을때 다니던 반포성당의 유아방은 내 기억으로 아주 작았다.

아이들만 있는 건 절대 아니지 않는가?

아이와 함께 온 엄마 아빠.

때론 그 아이의 형이나 누나 오빠 언니 또한 있지 않는가~

 

그리고 늦어서 헐레벌떡 온 사람들이 염치없이 비집고 들어와 늘 콩나물 시루가 되었던 기억은 확실히 난다.

 

 

 

89년 영세를 받고 혼배까지 한 우리부부는..

아들을 데리고 당당히 주일미사 참례를 했다.

 

우는 아이방이라고 들어가라고 한다.

기초 지식이 없었는 엄마는 아이의 간식(과자)을 가져 오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주변의 아이 엄마들의 가방에선 각종의 과자들이 나오고 있었다.

울 아들~

당연히 먹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다행이 맘씨 좋은 아주머니 덕분에 얻어 먹은 기억까지 난다.

바스락~ 바스락~ 사각 사각~~

 

참 거슬리는 소리였다.

내 아이가 동참을 하고 있으니..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무사히 미사가 끝났고,,

궁리 궁리 끝에 아이에게 세뇌교육에 돌입하게 되었다.

 

일주일 내내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사 시간에는 과자를 먹으면 안된다.`

이 소리를 계속 했었다.

 

그리고 미사가 있는 주일날 아침..

성당으로 향하기 전에..

 

`미사 시간에 과자를 먹지 않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미사가 끝난 후~

너가 원하는 과자를 사 줄께~` 했습니다.

 

그 약효는 발휘를 했었고,,

그 고통을 참으며 우리 아들은 해 내었습니다.

 

주변의 엄마가 주는 과자를 받지 않고,,

친구들은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녀석이 괴로워했던 기억도 나네요~

지금 생각하니 참 모진 엄마였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싫었던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성당 앞 구멍가게에 들러서 녀석이 쭈욱 둘러보고 원하는 것을 사게 했습니다.

때론 황당한 것을 집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집었는지에 대해선 기억이 없습니다.

 

암튼 그렇게 일 년 남짓을 다녔습니다.

으례 성당에선 먹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아가고..

먹는 친구를 보면,, `저러면 안되지~` 하는 소리도 하는 의젓한 녀석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어른 못지 않은 한 인격체로 자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전 그 유아방은 없어져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아방이 있는 한~

우리는 언제나 소리에 민감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우니까,,.

시끄럽게 하니까..

 

눈치 볼 일이 아닙니다.

 

우는 소리 들린다고,,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고..

 

눈치 줄 일이 아닙니다.

 

 

 

사랑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합니다.

 

 

 

 

그런 방의 유리벽을 깨야 합니다.

함께 해야 합니다.

 

우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살아가는 정을 나누어야 합니다.

 

왜 방을 만들어 가두어야 합니까~?

 

커다란 성당에서 함께 부대끼며 시끄러운 소리도 들으며 지내야 합니다.

 

 

 

아이들이 그러한 가운데 신앙심이 생기고

그런 가운데 고운 심성을 가진 아이들로 되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제가,, 수녀가 탄생되는 것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보듬어 안아서,,

함께 걸어갈 때..

참 사랑의 마음이 될 것 같습니다.

 

 

 

 

울 아이의 어릴 적 기억이 나면서,,

잠시 흥분이 되었나 봅니다.

 

그 당시 그 방이 무진장 싫었거든요~

아이에게 알게 모르게 강요했던 것들,,

녀석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

 

 

 

홍콩의 성당엔 유아방이 없습니다.

 

15년 전 이곳에 왔을때 주교좌 성당에서 미사 한 대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토요일 4시 특전미사.

그 시간이 우리 한인에게 주어진 미사 시간이었습니다.

 

주교좌 성당

무진장 길고 큽니다.

 

10개월인 둘째가 유모차에 타고 있었고..

 4살짜리 아들과 함께 하는 미사였습니다.

 

남편은 오자마자 주일 학교를 맡아서 저와는 별개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었습니다. ㅎㅎ

 맨 앞 줄에서 3번째로 앉아서 미사를 드렸습니다.

 

뒤에 앉으면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해서 더 어수선한 분위기가 형성 된다는 것을 아는 저로선..

다른 아이들과 떨어질 수 있는 앞자리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 당시엔 별 힘들었던 기억은 없습니다.

 

그 녀석들이 커서 주일학교를 다니고..

복사를 하고,,

복사대장도 했었지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장래 희망이 신부님이었습니다. 울 큰녀석~

그런 기억 없다고 잡아때긴 하더군요~ ㅎㅎ

 

그러나 엄연히 증거물이 남아 있습니다.

하하하

 

 

아이들은 아이들답게 키워야 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다워야 합니다.

 

그것은 어른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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