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시장엘 갔었다.

리즈hk 2006. 5. 13. 21:49

시장엘 갔다.
먹거리도 떨어졌지만..
우리의 가장 기본 반찬인 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시장에 도착해서 우선 2층으로 가서 고기며 생선 등등..
조금 가벼운 물건부터 샀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6통의 배추를 샀다. 무도 샀다.
또 필요한.. 아니 눈에 띄는 것들을 샀던 것 같다. 마음을 조리면서..
암튼 무지 무지 무거웠다.
몇 년만에 너무나 무거운 걸 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내색할 수도 없었다.

7~8년 전..
허리가 아파 고생한 뒤론 슈퍼를 가더라도 난 빵봉지 하나 달랑 들고 온다.
혼자 슈퍼를 가더라도 차 뒷 트렁크에서 꼭 들고와야 되는 것 이외는 절대로 들고 오지 않는다.
꼭 들고 올 것이 많으면 아이들을 불러 내린다.
절대 불평은 할 수 없다.

엄마가 아프면 지들이 더 고생이니까..

그런데 내 사전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고..
어쩔 수가 없었다.
집으로 오는 미니버스에 앉아 집에 있는 작은 아들에게

5분 후 집 앞 버스정류장으로 나오라고 했다.
버스에 앉아 전화를 하는 사이에 배추를 담은 봉투가 기울어졌었다..
생각없이.. 봉투만 바로 하고 있다가 집 앞에 도착 했을때..
여러개의 봉투를 바로 잡고.. 집앞에서 내렸다.
아들이 나와 있었다.
고마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날 시장에서 구입한 품목 중에..
가장 비싸게? 주고 산 국거리 고기(양지)가 없다.
같이간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내가 산 고기는 없다고 했다..
에이씨~~~~~~~~~~ 하고 액땜?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넘 아까웠다.
그래서 집 앞으로 다시 나가.. 내가 타고온 미니버스를 기다렸다..
혹시나 하고 다른 기사에게 물었다.
그는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고.. 난 광동어를 알아듣지 못하니..
혹~ 만다린(북경어)을 하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이만 저만 고기를 잃어버렸다고 얘기 했더니.. 회사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전화를 하니 받지 않는다..

무작정 기다렸다..
한 대.. 또 한대..
이제 지친다..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냥 들어 오란다.
그 참에 올라온 버스기사가 낯익다.
아들에게 물으니 선그라스를 꼈던 것 같단다. 그것도 맞다.
버스가 돌아 나오길 기다려 맨 먼저 차에 올라..
내가 앉았던 자리 밑을 보니.. 고기가 얌전히 있다..
고기를 들고 씩 웃고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도 웃는다.
나도 씨익~ 웃어 주었다.

다시는 혼자 시장을 가지 않겠다고 잠깐 다짐 아닌 다짐을 했다.

 

 

2004. 4.13

 

 

 

 

 

모 게시판을 둘러보다가 예전에 올렸던 글을 읽게 되었다.

그냥 가져와 올린다.

내 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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