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 황경신 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걸음을 멈추고 잠깐 뒤를 돌아본다. 숨가쁘게 달려오던 삶이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 무슨 일이냐고 내게 묻는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다시 돌아선다. 내 앞에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삶이 놓여 있다. 이 세상에 .. 시 이야기 2011.10.30
아프지 않은 이별 / 정유찬 아프지 않은 이별 그토록 마음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너도 그리고 나도 실패한 거다 살을 부비며 느껴왔던 강렬한 느낌 그리고 그것보다 더 진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잔인하게 나머지 삶을 살아야 한다 사랑의 기억으로 행복함을 느낄수록 이별 뒤의 시간들이 공허하고 또 공허하고 아프지 않.. 시 이야기 2011.10.26
다 잊고 사는데도 - 원태연 다 잊고 사는데도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가슴이 저려올 때가 있다. 그 무언가 잊은 줄 알고 있던 기억을 간간이 건드리면 멍하니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 그 무엇이 너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못다한 내 사랑이라고는 한다. -원태연- 고한우/암연 시 이야기 2011.10.26
그래도 고마웠노라고 / 조순이 그래도 고마웠노라고 지혜가 서리 내려진 삶의 이정표가 하얀 억새풀꽃에 숨는다. 굽이굽이 모퉁이 돌아온 긴 歲月의 추억들을 허공 뜰에 묻어두고 낡은 시간들을 지워보는 비움은 늘어진 가지마다 사연 토하는 울음 애절하다 人情은 운무(雲霧)에 가려 시들고 幸의 갈증들 집착(執着)하는 바람이 차.. 시 이야기 2011.10.22
그래서 사랑이란다 / 김경훈 그래서 사랑이란다 잊혀지는 것은 사랑이 아니란다 잊고 싶은 것은 그리움이 아니란다 때로는 아프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손 끝에 전해오는 따뜻한 커피잔처럼 가끔은 가슴을 훈훈하게 해준다 가까이 있어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란다 멀리 있어도 그리운 것이 사랑이란다 헤어져서 .. 시 이야기 2011.10.20
너의 모습 / 이정하 너의 모습 산이 가까워질수록 산을 모르겠다 네가 가까워질수록 너를 모르겠다 멀리 있어야 산의 모습이 또렷하고 떠나고 나서야 네 모습이 또렷하니 어쩌란 말이냐 이미 지나쳐 온 길인데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인데 벗은 줄 알았더니 지금까지 끌고 온 줄이야 산그늘이 깊듯 네가 남긴 그늘도 .. 시 이야기 2011.09.22
어제를 돌아보다 Forgotten Song / George Skaroulis 어제를 돌아보다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 있는가 새벽강에 나가 혼자 울어본 적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본 적 있는가 버림받은 기분에 젖어본 적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 얼굴을 묻어본 적 있는가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 있는가 인생은 추억을 통.. 시 이야기 2011.09.21
단풍잎편지 / 홍수희 단풍잎편지 사랑하는 당신, 읽어보셔요 단풍잎 한 장 한 장 당신 이름만 꼭꼭 박아 썼어요 우리 사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려구요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르면 내가 바로 네. 하고 대답하는 것 내가 당신 이름을 부르면 그래. 하고 당신이 대답하는 것 이름만 불러도 이렇게 한가득 마음이 붉어지.. 시 이야기 2011.09.10
첫사랑 / 류시화 첫사랑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 시 이야기 2011.09.08
어제를 돌아보다 / 천양희 어제를 돌아보다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 있는가 새벽강에 나가 혼자 울어본 적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본 적 있는가 버림받은 기분에 젖어본 적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 얼굴을 묻어본 적 있는가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 있는가 인생은 추억을 통해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 시 이야기 2011.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