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죽어 버린다면 / 이외수 음악이 죽어 버린다면 그대여 어느 날 갑자기 음악이 죽어 버린다면 얼마나 슬플까 헐벗은 가로수들 다리를 절름거리며 떠나는 도시 결별한 사랑 끝에 날이 저물고 어디로 갈까 그대 상실한 젊음 황사바람에 펄럭거릴때 홀연히 음악이 죽어버린다면 얼마나 슬플까 생금가루 같은 햇빛 자욱하게 쏟아.. 시 이야기 2008.12.06
겨울나무 겨울 나무 외롭지 않다. 잔인하게 더욱 잔인하게 외롭지 않다. 바람 한 오라기 깊은 상처를 꿰매고 있나니 사랑한다는 것은 발가벗고 끝내 떨지 않으며 외롭지 않다고 몸부림하는 일이다. -강남주-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 / Elton John Wise man say it looks like rain today It crackled on the speakers And trickled down the sleepy.. 시 이야기 2008.12.02
사랑에게 / 정호승 사랑에게 나의 눈물에는 왜 독이 들어 있는가 봄이오면 봄비가 고여 있고 겨울이 오면 눈 녹은 맑은 물이 가득 고여 있는줄 알았더니 왜 나의 눈물에는 푸른 독이 들어 있는가 마음에 품는 것마다 다 독이 되던 시절이 있었으나 사랑이여 나는 이제 나의 눈물에 독이 없기를 바란다 더 이상 나의 눈물.. 시 이야기 2008.11.29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 시 이야기 2008.11.29
밥 / 천양희 밥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천양희 삶은 내가 소화해야 할 몫이다 맞는 말이고 옳은 얘기다. 밧~ 늘 잊는다. 시 이야기 2008.11.20
썩어야 사랑이지 / 박창기 썩어야 사랑이지 세상에 좋은 말도 많지만 사랑한다는 건 날마다 너를 위해 나를 죽이는 것 지고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드는 일인지 잘 알지 자존심 상하면 금방 토라지고 제 뜻에 맞지 않으면 짜증내는 너를 위해 내가 살아가는 길은 나를 죽여 썩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것 어찌 보면 바보 같은 짓이라.. 시 이야기 2008.11.20
자연스런 아름다움 / 용혜원 자연스런 아름다움 우리가 남긴 자취를 먼 훗날 뒤돌아 보더라도 씁쓸하게 웃어버리는 쓰디쓴 미소로 만들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대의 모습이 좋습니다 화장을 짙게 하면 타인 보고 있는 듯 그대의 아름다움을 볼 수가 없습니다 사랑은 가난한 마음어야 합니다 사랑은 청결한 마음이어야 합니다 사랑.. 시 이야기 2008.11.19
어느 개인날 / 강남주 어느 개인 날 어디론가 가고 싶다. 날마다 하는 일을 잠깐 멈추고 날마다 다니는 길을 잠깐 비켜서 어정거리던 이 도시를 소리 없이 빠져나가서 눈부시는 가슴 떨리는 그런 하루를 갖고 싶다. 이런 날에는 어디에선가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선 이런 날씨가 있을 수 있으랴. .. 시 이야기 2008.11.16
일상 / 김초혜 일 상 은은한 차향기 쓸쓸하나 아름다운 일몰 담 밑에 무심히 핀 과꽃 우연찮게 듣게 되는 가을 노래 간간이 내리는 비 마음으로 주고받는 꿈 그러나 고요 속에 지고 있는 삶 기억 한 자락 하루를 보낸다 -김초혜- Memories of Autumn Olmaz / Candan Ercetin 일기를 쓰지도 못하고,, 하루를 보냈다. 그냥 지나가려니.. 시 이야기 2008.11.14
내 영혼 곁에 있는 사람들은 없었으므로 - 이외수 내 영혼 곁에 있는 사람들은 없었으므로 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었다. 보고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사람만 그리웠다. 사람들 속에서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고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나와 뒤섞여지지 않았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 사.. 시 이야기 2008.11.12